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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2] 경제개발 경험 개도국과 공유… 34개국에 300여개 정책자문

■ 경제한류 이끄는 KSP사업<br>수출금융·예금보호제 등 상당수 실제 정책에 반영<br>중남미 등으로 사업 확대


한류하면 K팝이나 영화∙드라마처럼 문화와 관련된 분야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난 2004년부터 주도하고 있는 또 다른 형태의 한류가 있다. 바로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ㆍKnowledge Sharing Program)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경험을 개발도상국가와 공유하는 KSP사업은 8년이 흐른 현재 총 34개국에 정책자문을 수행하며 경제한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04년 KSP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KSP사업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은 경제개발경험 공유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총 34개국을 대상으로 300여개 이상의 정책자문을 했는데 대다수 국가에서 자문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다른 나라의 경제와 국민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감안하면 경제모델 한류가 문화 한류보다 실제 파괴력은 훨씬 큰 셈이다.

베트남의 경우 수출금융제도 설립 필요성에 대한 정책자문을 한 결과 2006년 베트남 개발은행이 설립됐다. 2009년부터 3년간 KSP 중점지원국으로 지정하고 경제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실시해 베트남이 자국의 경제발전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베트남은 한국의 발전 경험을 토대로 '2011~2020 사회경제발전전략'과 '2011~2015 사회경제발전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KSP를 통한 22개 주제의 연구보고서와 정책세미나 등은 베트남이 처한 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실제 적용이 가능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도 했다. 이에 보홍폭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이 최근 박재완 재정부 장관에게 KSP사업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공식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캄보디아에는 신용보증제도와 수출진흥 정책과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해 해당 기구의 설립 추진을 이끌어냈다. 또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설명해줘서 캄보디아 식 중소기업진흥공단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몽골에는 예비타당성제도와 예금보험제도에 대해 자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몽골은 예비타당성제도 전담기구를 설립하기로 했고 예금보험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도미니카에는 국가발전계획 수립 필요성에 대한 자문을 실시해 실제 헌법 개정안에 관련 사항이 반영됐다. 페르난데즈 도미니카 공화국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카리브해의 한국이 되겠다"고 밝힐 정도로 KSP 사업은 국격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이처럼 KSP 사업은 지리 문화적으로 인접한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거시경제발전계획 수립 ▦산업정책 및 투자활성화 ▦무역ㆍ수출진흥 등 경제 분야 외에도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인적 자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자문 주제를 넓혀가고 있다. 한류의 개념이 문화 예술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KSP사업이야말로 한국의 대외 이미지를 높이는 대표적인 경제 한류라 부를 수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KSP 협력 대상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한국의 발전모델과 KSP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국제적으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무형의 효과야말로 KSP사업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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