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소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발병 현장의 의료진이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지난 40여년간 아프리카에서 20여건의 에볼라 발병이 있었고 매번 통제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여러 면에서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달라진 요인으로 그는 먼저 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진전된 도시화와 크게 높아진 주민들의 이동성을 꼽았다. 종교 또는 관습 때문에 현대식 의료체계를 거부하거나 ‘의료진이 질병을 퍼뜨린다’는 등의 잘못된 지식을 맹신하는 일부 아프리카 국민의 태도가 오히려 전보다 심해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전염됐을 경우 ‘산 채로 어디론가 옮겨졌다가 시신이 돼서 돌아오는’일이나 ‘마을 전체의 삶이 뿌리째 흔들릴’ 경우를 우려해 발병 사실을 숨기는 일도 여전하다고 오스터홀름 소장은 말했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국경없는의사회(MSF) 같은 비정부기구와 세계보건기구(WHO)같은 국제기구, 그리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같은 각국 정부기관들이 에볼라 퇴치를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의 개별적 활동에는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반드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또는 국제기구 단위에서도 주요 7개국(G7) 같은 국가들은 전문가와 기술적 측면에서 즉각 지원에 나서고 아프리카의 당사국들은 더 열린 자세로 공동 대응해야 하며 WHO 같은 국제기구가 중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오스터홀름 소장은 충고했다. 그는 만약 이번 에볼라 사태에 대한 대응이 이전보다 발전되지 못한다면 서부 아프리카 지역 전체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를 중심으로 보고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자는 지금까지 1,300명 가량이고, 사망자도 72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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