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책의 핵심은 지하철 단축운행에 있다. 7월과 8월 평일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2∼9호선 지하철의 운행간격을 최대 1분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9호선 지하철 운행대수는 하루 평균 1,050대에서 919대로 줄어든다. 출퇴근시간에는 운행간격을 지금처럼 유지한다지만 평시에는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올 여름 절전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력수요가 하루 중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2~5시에는 배수펌프 가동까지 중단한다니 단 1kW라도 전력소비를 줄이겠다는 서울시의 의지가 가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절전대책은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절전효과가 그다지 큰 것도 아니다. 원전 1기 발전용량의 1%인 1만1,500kW 정도를 절약할 뿐이다. 7월 중순~8월 하순에는 단 1kW의 전력도 아쉬운 판국이지만 국민이 감내해야 할 불편에 비한다면 절전효과는 미미하다. “지하철 감축운행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적이 백번 옳다.
정작 역점을 둬야 할 것은 에어컨을 튼 채 문 열고 영업하는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와 서울시는 과태료까지 부과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일선 구청에서 손을 놓으며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다. 절전 의지가 정녕 있다면 지난해처럼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