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산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는 올해 11월까지 1,229대를 팔며 이미 목표했던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섰다. 그 중심에는 SUV인 카이엔과 4도어 세단 파나메라가 있다. 파나메라는 11월까지 332대가 팔리며 포르쉐를 보다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서도록 한 모델이다. 지난 9월 국내에는 디젤엔진을 장착한 모델까지 선보이며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스포츠카 브랜드의 세단 모델, 거기에 디젤엔진. 느낌이 궁금했다. 시승에 앞서 살펴본 외양은 기존 포르쉐의 DNA를 그대로 계승했다. 헤드램프가 보닛보다 위로 솟아 마치 개구리를 연상시킨다. 다른 파나메라 모델과 같은 모습에 디젤이라는 표식이 달렸을 뿐이다. 지붕에서 트렁크까지의 라인은 부드럽게 떨어진다. 2인승이 주를 이루는 포르쉐 차량이 차의 뒤쪽에 엔진을 탑재한 미드십 방식인 반면 파나메라는 4인승 세단으로 앞부분에 엔진을 달고 있다. 차체는 생각보다 커 5m에 육박하고 폭은 대형 세단 에쿠스보다도 넓다. 뒷좌석도 넓다. 성인 남성이 타도 무릎 공간에 부족함이 없다. 운전석에 앉으니 안락하다. 편안한 세단의 느낌이다. 센터페시아에는 각종 기능 조작 스위치가 나열돼 있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아 다소 복잡해 보이기도 하다. 시동소리는 디젤이지만 조용하다. 정면에 디스플레이 패널에는 다섯개의 원형으로 이뤄져 있다. 가운데 위치한 RPM 게이지는 속도보다 RPM을 중시하는 스포츠카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 시승한 모델은 3.0리터 V6 디젤엔진으로 가솔린엔진에 장착된 7단 포르쉐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아니라 아이신의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를 달고 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비해 부드럽게,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변속이 이뤄진다. 시내구간 주행 시 차량이 정차할 때마다 시동이 꺼지고 다시 출발하면 켜지는 오토 스타트&스톱 장치가 기능했다. 다른 차량에 비해 확실히 정차해야 꺼진다. 시동이 켜지는 반응은 빠르다.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올라 가속 능력을 시험해봤다. 차량이 한적한 주말 오후 마음껏 밟아봤더니 어느새 시속 200㎞를 넘었다. 아우토반이 아니었기에 속도를 줄인 게 아쉬울 정도였다. 시속 80㎞를 넘으면 뒷면에 스포일러가 올라오는데 수동으로 조작도 가능하다. 가속하면서 스포츠모드를 작동하자 차가 갑자기 단단해졌다. 마치 다른 차량으로 바꿔 탄 착각에 빠질 정도다. 핸들에 장착된 패들시프트로 수동 기어변속을 하는 맛도 쏠쏠하다. 제동능력도 우수하다. 흔들림 없이 차체를 바닥에 고정시킨다. 코너링도 완벽한 게 역시 스포츠카 브랜드의 차량이라는 생각이다. 파나메라 디젤은 스포츠카를 원하는 사람에겐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차체가 너무 커 무거운 느낌이 강하고, 서스펜션도 스포츠카라 부르기엔 다소 푹신거린다. 하지만 세단과 스포츠카의 부족함을 상쇄시켜주는 합리적인 모델에 연비(11.8㎞/ℓ)까지 우수한 실용성을 겸비한 것이 장점이다. 저공해 자동차 3종으로 시내 혼잡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요금을 50% 할인받을 수 있다. 차량 가격은 1억2,280만원부터 옵션에 따라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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