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이 시작됐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과 워터파크·계곡을 찾는 피서객의 발걸음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름휴가 때는 무엇보다 피부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딜 가든 뜨거운 자외선과 접촉성피부염·벌레물림 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효과적인 대비책이 있어야 즐거운 추억도 챙기고 피부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피서지에서는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고 뜨거운 햇볕에 의한 일광화상에 주의해야 하며 휴가 후에는 피부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통 평상시의 자외선 지수가 5~6이라면 7~8월의 자외선 지수는 7.8정도다. 햇빛에 30분 이상 노출될 경우 피부에 홍반이 생길 수 있는 수치다. 이럴 때 물놀이를 하려면 먼저 외출 30분 전 최소한 'SPF 30' 'PA++'인 자외선 차단제를 전신에 꼼꼼하게 바르는 것이 좋다.
SPF(Sun Protection Factor)는 피부가 타는 것을 유발하는 자외선 B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이며 PA(Protection grade of UV-A)는
를 일으키는 자외선 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SPF는 숫자가 높을수록 PA는 +표시가 더 많을수록 강도가 강한 제품이다. 야외활동이 잦은 경우라면 SPF 30, PA++정도, 장시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는 경우에는 SPF 30 이상, PA++~+++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놀이를 하면 자외선 차단제를 2시간마다 덧발라 물에 지워진 양을 보충해줘야 한다.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은 오전11시~오후3시 사이에는 되도록 물놀이를 피하는 것이 좋으나 부득이하게 물놀이를 하게 될 때는 자외선 차단 기능의 긴 팔 수영복을 입거나 짧은 수영복 위에 긴 팔옷을 걸치도록 한다. 옷 외에도 모자와 선글라스·양산을 활용해 자외선에 노출되는 부위를 가급적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한낮에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긴다면 일광화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창 놀고 있을 때는 증세를 깨닫지 못하다가 태양에 노출된 지 4~8시간 정도 지나야 벌겋게 붓고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24시간이 지나면 최고조에 달한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일광화상을 입었을 때에는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진정시켜주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피부를 진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진정효과가 있는 감자·당근·오이를 이용한 팩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물집이 생겼다면 물집이 터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물집이 터지면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잘 소독해주거나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피부를 비빈다든가 자극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벗겨지는 피부를 잡아 뜯어서는 절대 안 된다. 흉터와 염증을 부르기 때문이다. 얼굴에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특히 보습에 신경을 쓰되 화장은 최소한으로 해 자극을 줄이는 것이 좋다. 자주 씻거나 과도한 마사지도 금물이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단위 피서객에게 여름철 최고 인기 피서지 가운데 하나는 워터파크다. 하지만 실내외 수영장 물에는 물사마귀 바이러스와 무좀균·전염성농가진균·녹농균 등의 각종 세균이 있다. 이런 균은 손과 발을 비롯한 전신의 피부에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피부가 약하거나 자극에 민감한 사람은 수영장에 오래 있는 것을 피하고 상처가 있는 어린이들은 상처 부위로 감염이 쉽게 이뤄지므로 되도록 물놀이를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물에서 나온 후에는 반드시 깨끗이 씻고 보습제를 많이 발라주는 것이 피부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시원한 나무그늘을 찾아 산으로 캠핑을 가는 피서객도 많다. 최근에는 차에 아예 캠핑도구를 싣고 다니면서 주말마다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캠핑이 인기다.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 만큼 여름에는 접촉성 피부염을 주의해야 한다.
짧은 반바지와 가벼운 샌들 차림으로 숲과 계곡을 돌아다니다 보면 풀이나 나무에 팔과 다리를 스치기 쉽다. 풀이나 나무에 피부가 스친 부위가 부풀어 오르고 붉어진다면 접촉성 피부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토피성 피부, 염증이 쉽게 나는 피부,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은 접촉성 피부염 발생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풀밭에서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지 말고 풀이나 나무, 해충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긴 팔옷과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가렵다고 심하게 긁지 말고 얼음이나 찬물에 가려운 부위를 담그는 것이 방법이다. 열이 많이 나거나 두통·호흡곤란 등의 이상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여름 캠프는 벌레 때문에 고생하기 쉽다. 특히 낮에는 벌, 밤에는 모기를 주의해야 한다. 캠핑장에서는 벌이나 다른 곤충을 유인하는 냄새가 나지 않게 향이 강한 화장품이나 향수 사용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먹다 남은 음식은 벌레가 모이지 않도록 바로바로 처리장에 갖다버려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에는 벌침을 뺀 후 얼음이나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열이 나고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호흡 곤란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긴 팔옷을 입거나 모기 기피제인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도 방법이다. 모기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덜 가렵기는 하지만 침 속에 있는 균에 의해 상처 부위의 2차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물파스나 연고 등을 바른다. 가려움증을 완화해주는 항히스타민제와 염증을 줄이는 소염제가 첨가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휴가철 피부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서 직후의 피부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피서 직후 피부관리의 핵심은 보습관리와 영양섭취, 충분한 수면이다.
여름 내내 뜨거운 자외선에 노출됐다가 피서까지 다녀온 상태라면 피부는 매우 민감해진 상태다. 특히 목이나 어깨·등 부분이 일광화상을 입어 껍질이 벗겨지는 상태라면 피부가 진정되도록 보습크림을 발라줘야 한다. 이때 일부러 때타올로 밀거나 각질 제거제로 억지로 벗겨 내면 피부에 더 큰 자극이 돼 피부 손상을 입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부 진정을 위해서는 천연팩도 이용해볼 만하다. 오이나 감자 등으로 천연팩을 해주면서 얼굴의 열기를 식히고 나면 본격적인 보습관리에 들어가자. 세안 후 수분 세럼과 크림을 발라주고 1주일에 한 번씩 수분 마스크팩을 해준다. 실내 에어컨도 장시간 이용하지 않도록 한다. 피부를 매우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보다 하얗고 환한 피부로 가을을 맞이하려면 본격적인 미백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미백 성분이 함유돼 있는 로션과 에센스·크림을 최소 3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단 피부가 민감하거나 건조한 사람들은 토너와 스킨 단계에서는 수분 공급 제품을 이용하고 에센스와 크림·마스크 제품만 화이트닝 기능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 미백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시술받기 2주 전부터는 집중적으로 미백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미백화장품 속에 함유돼 있는 멜라닌 형성 억제 성분들이 미백 시술 직후 발생할 수 있는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을 예방하고 시술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식품 섭취도 피부건강 회복에 중요하다. 하루 세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되 피부건강에 특히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식품을 자주 섭취한다. 비타민 C는 기미나 주근깨 등 피부 트러블을 막아주고 피부세포를 활성화시키며 비타민 E는 콜라겐 형성을 도와 피부 노화를 막아준다. 비타민C는 오이·사과·시금치· 파슬리·오렌지·바나나·감귤 등에 비타민 E는 호두·땅콩·해바라기씨앗·계란에 많이 들어 있다.
충분한 수면의 효과는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표현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아직도 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새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면이 부족하면 피부 수분이 고갈되면서 바로 다음날 피부 상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충분히 숙면을 취해줘야 피부 노폐물이 배출되고 손상된 세포가 재생돼 피부 면역력이 높아진다. 하루 7~8잔의 물을 마시고 과도한 흡연과 과음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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