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세론 흔들… 서울시장 보선은 물론 총선·대선도 힘들것"<br>"위기론 공감하지만 필패론은 엄살" 주장도
한나라당에 '시나리오 B 괴담'이 돌고 있다.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물론 총선과 대선에서도 패한다는 예상이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시나리오 A' 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대선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양상이다.
'시나리오 B 괴담'을 이야기하는 인사들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박원순 변호사 등의 부상과 맞물린 한나라당의 위기를 말한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은 물론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회의감도 표출한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16일 기자와 만나 "중진의원들과 이야기해보면 홍 대표의 독선과 박 전 대표의 방관에 이명박 정부에서 멀어진 민심이 계속될 경우 시나리오 B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면서 "조용필(안철수)이 안 나온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임재범(박원순ㆍ조국 등)이 나오지 않느냐"고 비유했다.
그는 "박근혜 대세론이라지만 안철수가 나오니 당장 비교되지 않느냐"면서 "대선은 국가적인 논쟁인데 4년 전 '줄푸세(감세ㆍ규제완화)'를 주장한 박 전 대표가 지난해부터 복지를 말한 것부터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도 이날 열린 '위기의 보수 비상구는 있는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이미 시중에는 한나라당의 유통기간이 다됐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정말 일대 쇄신, 인식의 전환, 사고의 전환을 갖고 실천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과 대선은 뻔하다"면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이라는 반사이익으로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민심을 역행하고 거스르는 국정운영을 계속해 지금은 거의 노무현 정부 말기와 똑같은 민심이반 상황에 와 있다"고 질타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안철수ㆍ박원순ㆍ조국ㆍ문재인 등이 기존 정당 없이도 내년 총선ㆍ대선에서 서민을 대상으로 득표에 성공할 것"이라며 "영국에서 15년간 집권하던 보수당이 노동당의 '보수정책 훔치기'로 정권을 빼앗긴 역사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위기론에는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필패론은 지나친 엄살이라는 주장도 있다. 경남 출신 친이계인 조해진 의원은 "청와대와 당이 갈라지며 친이계가 (친박계가 중심인 당에서) 이탈하거나 야권에서 경남 출신 대선후보를 내면 위기가 커질 수 있다"면서도 "위기감이 있다고 패배라고 결론지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전국을 다녀봤는데 아직 서울은 한나라당 지지가 있다"고 했고 정몽준 전 대표도 "집안싸움으로 날 새느라 위기감도 못 느낀 것에 비하면 낫다"고 지적했다.
◇시나리오 B=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비롯해 오는 2012년 총선에서 참패한 뒤 대선에서도 야권에 패한다는 전망. 이명박 정부의 측근 비리 의혹에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안철수ㆍ박원순 등 야당 성향의 인사들이 지지를 얻으면서 등장했다. 한나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는 기존 '시나리오 A'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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