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 페이스북이 오는 5월 나스닥을 통해 상장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시장 운영업체인 나스닥OMX의 주가는 1.2% 상승한 반면 NYSE유로넥스트의 주가는 1.3% 떨어졌다.
페이스북이 50억달러를 공모할 경우 나스닥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상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37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1,000억달러로 맥도날드나 씨티그룹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끌어들이기 위해 NYSE와 나스닥은 치열하게 경쟁했다. 최근 규모가 작은 전자거래소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양대 거래소는 매출이 줄어들게 되자 서로 상장된 기업들을 빼앗아오기 위해 난타전을 펼치고 있던 터였다. 나스닥의 경우 지난 1996년 5,500개가 넘던 상장종목이 지난해 말 현재 2,784개로 줄었으며 NYSE 역시 1999년 3,025개에서 2,317개로 감소한 상태다.
최근 들어 NYSE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링크드인ㆍ판도라미디어 등 인터넷 기업들의 상장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술주에 있어서도 나스닥을 위협해왔다.
나스닥은 이번 페이스북을 유치함으로써 기술주시장의 입지를 더욱 굳히면서 NYSE에 우위를 점하게 됐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의 10대 기술 가운데 애플ㆍ마이크로소프트ㆍ구글ㆍ인텔 등 7개 기업이 나스닥에 포진해 있다.
페이스북은 시장을 선택하면서 기술주라는 이미지와 거래방식 등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스닥은 거래가 모두 전산화됐지만 NYSE는 장내 매매와 전자거래를 혼용하고 있다. 따라서 상장유지 비용 측면에서 나스닥이 훨씬 저렴하다
투자분석 업체인 샌들러오닐의 마이클 애덤스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의 페이스북 유치는 기업공개(IPO) 역사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승리가 될 것"이라면서 "거래소의 실질적 수입이 되는 상장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북 상장 유치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보스턴에 있는 펀드인 에이트그룹의 상 리 파트너는 "소셜 네트워크 기업들이 상장할 때 나스닥을 가장 우선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NYSE로서는 NYSE유로넥스가 추진해온 독일증권거래소 업체 도이체뵈르제와의 합병이 올 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독과점 문제로 제동이 걸린 데 이어 올해 최대 IPO인 페이스북까지 놓치게 됐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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