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은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SW)가 밑거름이 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우수한 IT, SW 기반을 보유한 대구는 강점이 있습니다."
김연창(사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대구의 미래 먹거리를 IT, SW를 기반으로 한 의료ㆍ로봇ㆍ신재생에너지 등에서 찾았다.
대구시는 올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광역지자체 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첨단의료산업국'을 신설하고, '신기술산업국'의 기능을 보강했으며, 기존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변경, 경제 업무를 총괄토록 했다.
김 경제부시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도시 미래를 위해 IT, SW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산업,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한 의료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대구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수성의료지구를 '소프트웨어 클러스터'로 조성하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등에 분산된 200여개 SW 기업을 이곳에 집적화할 계획"이라며 "비록 작게 시작하지만, 세계적인 SW 메카로 키워보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정보통신산업 통계연보(2009년 기준)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IT, SW산업은 연 평균 11%씩 성장하고 있고, 종사자수와 매출액에서 전국 1위(수도권 제외)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산업에서는 앞으로 한방을 기반으로 한 천연물 신약쪽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시장은 "현재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대한 정부의 방향이 '합성신약 및 IT기반 의료기기'이지만 합성 신약쪽은 대구가 후발주자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대구가 할 수 있는 부문은 양한방 통합의료, 한약재 생산ㆍ유통 기반, 한국한방산업진흥원 등 지역의 강점을 활용한 천연물 신약"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방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안전한 한약재의 안정적 공급이 선행돼야 한다"며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과 함께 올해부터 러시아에서 한약재 재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구시는 셀트리온의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 국내 1위 한약재 유통기업인 옴니허브와 업무 협약을 맺고 러시아에 한약재 개발 기지를 구축하고 기능성 물질 및 천연물 신약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김 부시장은 "대기업이나 외투기업 유치만큼이나 대구에 기반을 둔 유망기업을 강한 중견기업으로 키워 우수 대졸자의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부시장은 경제자유구역도 외투기업 유치에만 목을 매 빈 땅을 놀리기 보다는 부지난을 겪고 있는 지역 중견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중견기업이 경제자유구역에 먼저 입주해 그들 기업과 협력관계인 해외기업을 끌고 오는 것이 오히려 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시장은 이와 함께 "대구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확립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투자유치 MOU단계부터 공장 준공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노사안정을 올해 우선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대구에 오면 적어도 노사문제는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인식을 기업인에게 심어줄 것"이라며 "전국 처음으로 '사상(四相)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운동은 상교(相交), 상권(相勸), 상조(相助), 상생(相生) 4가지를 말하는 것으로, 신노사 협력모델을 만들기 위한 공감대 형성, 추진기구 출범, 노사민정 협력사업 추진, 노사 대화의 날 지정, 노사가 참여하는 투자유치, 사회적 책임 실천 기업 발굴 및 지원 등을 단계별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김 부시장은 "대구경제가 어려울 때 경제부문을 맡아서 무거운 부담과 책임을 느끼지만 과거 섬유산업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화의 근간이 됐던 대구의 자존심을 반드시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경제부시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지난 1979년 국가정보원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2008년 국정원 퇴임 이후 하나대투증권 사외이사와 인천국제도시개발 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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