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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접촉] 북한 먼저 대화 제안한 배경은

南 강경대응에 당황·한미훈련도 부담

전승절 앞둔 中 막후압력 가했을 수도

북한이 무력도발 수위를 고조시키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조성하면 통상 우리 정부가 먼저 대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은 북한이 서둘러 제안했고 우리 정부의 수정제안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우리나라를 '남조선 괴뢰'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고 호칭했다. 그만큼 다급했다는 방증이다. 왜 그랬을까.

우선 우리 정부가 무력도발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 대응을 천명했고 이것이 허세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진심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군사 도발로 위협하면 덜컥 대화에 나서며 '반대급부'를 제공했던 이전 관행과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준전시 상태' '전면전 돌입' 등으로 위협한 상태에서 지난 21일 서부전선을 방문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라"며 "도발시 선조치·후보고 원칙을 지켜라"라고 엄중하게 지시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원점타격도 가능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함에 따라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 카드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이번 무력도발 위협을 통해 남남갈등을 유발하며 대화 분위기 조성을 꾀했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정부 방침을 지지하며 내부갈등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북한이 추가 도발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고 판단해 대화 카드를 꺼내 든 이유로 꼽힌다.

한미 군당국이 굳건한 동맹관계를 구축하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한미 연합군이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하며 원점타격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추가 도발보다는 대화로 방향을 튼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오는 9월3일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 고조는 중국 입장에서도 '이벤트 효과'를 상쇄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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