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버는 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던 이달 초 170개 상장기업들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며 “이는 주가상승을 주도하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상당수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기업들의 상승여력이 떨어지며 전체적인 폭락으로 이어졌던 1987년의 상황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는 1987년 8월까지 연초 대비 30%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이어갔으나 10월19일 하루 동안에만도 20% 넘게 주가가 폭락하며 세계 경제를 공포에 몰아넣은 바 있다.
파버는 또 현재 증시의 고공행진을 떠받치는 ‘부채의 화폐화(debt monetization)’, 즉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만큼 거시경제 환경은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연말이면 주가가 현재보다 20% 혹은 그 이상 떨어져 올해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987년과 같은 대폭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셰퍼스투자리서치의 라이언 데트릭 선임분석가는 “월가는 올해와 1987년 말고도 기록적인 랠리를 몇 차례 경험한 적이 있으며 주가하락의 충격파를 줄이기 위한 파생상품의 인기가 높은 만큼 검은 월요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초부터 8개월을 기준으로 할 경우 뉴욕증시는 1975·1997년에도 28~30%의 기록적인 상승세를 경험했다.
헤리티지캐피털의 폴 샤츠 대표도 “증시가 고점에 근접했다고는 생각하지만 1987년처럼 단기간에 급락하기보다 완만하게 하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시는) 8월이나 9월께 정점을 찍고 10월까지 하락세를 보인 후 다시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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