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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열등기업의 눈으로 신성장동력 찾아라"

삼성 사장단에 '가치혁신과 지속성장전략' 강의한 김한얼 교수

"미숙한 단계의 신기술·신사업

선도 기업 시각서만 바라보면 미래 못 읽어 위기 맞는다" 일침


"삼성이 성장을 지속하려면 현재 열등하고 경쟁자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기업들의 시장에 들어가 그들의 눈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김한얼(사진)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가 신성장동력을 찾는 삼성 사장단에 조언을 건넸다. 20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가치혁신과 지속성장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김 교수는 "스마트폰 성장세가 꺾이면서 성장동력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아직 개화하지 않은 신기술과 신사업에 낮은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공개 강연은 '시장을 호령하던 우등 기업이 왜 갑자기 낙오돼 시장에서 잊혀지느냐'는 문제를 짚는 데 핵심을 뒀다. 김 교수는 "선도 기업들이 지금 열등 기업과 기술을 자신의 성공체험이나 시각으로만 바라본다면 미래에 전개될 상황을 감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한 비유로 범선과 증기선의 역사를 소개했다.

증기선의 등장과 함께 범선이 몰락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범선의 시대는 1800년대 초 증기선이 출현하고서도 100년 이상 더 지속됐다. 초기 증기선은 규모가 작고 운항거리도 짧아 내륙운송만 담당했기 때문에 당시 운송산업을 지배하던 범선 회사들은 증기선이 전혀 적수가 못 된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범선 회사들은 변화를 읽지 못했고 결국 주력인 해양운송까지 증기선에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글로벌 산업계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김 교수는 한때 전세계 카메라 필름시장을 지배하던 코닥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서도 아날로그 필름에 비하면 열등한 사업이라고 판단해 부수적인 사업 정도로 치부했다. 김 교수는 "코닥은 짧은 기간에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뛰어든 소니에 밀리면서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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