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서울 구청장 선거 개표 결과 집계(5일 0시30분 기준)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17곳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을 크게 앞서며 당선이 유력하다. 새누리당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중구 등 4곳에서만 우세를 보였다. 개표가 늦어진 용산구를 비롯해 성동과 중랑·양천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백중 우세'를 나타냈다. 접전지를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모두 접수할 경우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 21 vs 한나라당 4'의 결과가 여야 정당의 이름만 바뀐 채 재연되는 셈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성북·성동·동대문 등 강북 지역에서 조심스럽게 구청장 탈환을 기대하기도 했다. 강북·동대문·강동·금천·마포·서대문·영등포 등 4년 만에 재대결이 벌어지는 지역도 많아 새정치연합 역시 전반적인 우세를 점치면서도 압승을 속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후보가 출구조사는 물론 실제 개표에서도 정 후보를 큰 표차로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된 결과가 구청장 선거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실제 역대 서울 구청장 선거는 서울시장을 배출하는 정당이 압승을 거두는 공식을 보여왔다. 1996년 민선1기 지방선거에서는 조순 후보를 당선시킨 민주당이 23곳을 휩쓸었고 2기에는 고건 후보가 당선된 새정치국민회의가 19곳을 차지했다. 2004년과 2008년에는 이명박·오세훈 후보를 각각 앞세운 한나라당이 22명과 25명의 구청장을 당선시키며 기염을 토했다. 유일한 예외가 오 전 시장이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한 2010년 5기 지방선거였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서울시장과 구청장 선거의 연관성이 확인됐다"며 "박 후보가 서울의 대부분 지역에서 정 후보를 누른 것이 구청장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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