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하던 전관 변호사의 수임료가 민사소송 판결문을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놓인 A씨는 검찰 수사 단계부터 10대 로펌에 속하는 B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선임해 적극 대응했다. 변호사 선임계에는 총 4명의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으나 변론을 주도한 것은 검찰 출신 변호사인 C씨였다. 한때 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던 A씨는 C변호사의 도움 덕분인지 1~3심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아 풀려났다. 그러나 A씨는 무죄가 확정된 후 약속했던 변호사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 B로펌으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했다.
로펌 측은 "A씨가 검찰이 불기소하거나 약식명령을 청구할 경우 2억원, 법원이 무죄를 선고할 경우 2억원, 집행유예를 선고 받거나 선고 유예를 얻어낼 경우 1억원의 성공 보수를 주기로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성공 보수가 너무 높으며 적절히 감액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법원이 손을 들어준 것은 변호사 측이었다.
재판부는 "A씨를 제외한 공동 피고인들은 모두 유죄였고 쉽게 무죄 판결을 선고 받을 사건이 아니었다"며 "C변호사가 A씨를 수시로 찾아가 자료를 수집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성공 보수가 너무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B로펌이 아니라 다른 대형 로펌을 선임하려 했을 때도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요구 받은 점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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