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한낮에 강한 햇빛이 작열하고 있다.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면 현기증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귀가 멍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증상의 빈도가 높아지면 ‘메니에르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메니에르증후군은 발작성 어지럼증, 한쪽 귀의 감각신경성 난청, 이명, 이충만감 등 4대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임상증후군이다. 이 중 뚜렷한 발생 원인을 모르는 경우를 ‘메니에르병’이라고 하는데 1861년 프랑스 의사 메니에르(Meniere)에 의해 처음 알려진 질환으로 어지럼증이 한번 발병하면 환자가 구토감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현기증과 발작이 나타난다. 이후 상태가 진정돼도 이폐감(귀먹먹함)이 이어지면서 이명과 난청까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병력기간이 길수록 청력손상 위험도 높다.
임상증상, 청력검사, 전정기능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되고 원인을 추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발병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환자의 내이 속 세반고리관 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정도다.
메니에르병의 치료의 1차 목적은 발작적인 어지럼증의 발생을 줄이는 것이다. 동반되는 청력소실이나 이명은 어지럼증의 발생이 줄어들면 이차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이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저하되는 청력을 막을 효과적인 치료는 아직까지 없다.
양방에서는 베타히스티딘이나 이뇨제 등을 주로 처방하는데 내림프낭감압술 같은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치료법이 병의 진행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지는 논란이 분분하다.
이런 한계 때문에 효과적인 메니에르증후군 치료를 위해선 청각기관에 대한 해부학적 관점보다 신체전반적인 기능에 주목해 내이의 장애요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메니에르환자들의 병의 유발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자율신경의 부조화를 야기하고 혈액과 림프액의 생리순환과 대사기능에 장애를 유발한다”며 “결국 신체면역기능 이상이 체온 불균형과 개별 조직과 장기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해 감각신경이 밀집한 청각기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메니에르병은 청각기관뿐만 아니라 혈액순환, 면역기능, 생리작용 등에 대한 내과적 치료의 필요성이 크다. 전신건강에 체계적 이해도가 높은 한방의학은 이런 측면에서 메니에르증후군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신체면역력과 기능의 증대로 본다.
보사법을 적용한 침과 약침치료는 항진된 기능은 정상화시키는 반면 약화된 기능은 강화해 줄 수 있다. 또 오장육부의 기능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약을 처방하면 면역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면역강화치료는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전신기능을 높여 메니에르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빈도를 낮추는 효과를 보인다고 유 원장은 말했다.
다만 치료 이후에도 엄중한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유종철 원장은 “메니에르증후군환자는 면역기능이 약화되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식생활 및 생활습관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고, 혈액순환을 저해하는 염분(나트륨) 섭취량을 하루 1g 정도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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