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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원 “천경자 화백에 수당 지급 잠정 중단”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예술원 60주년’ 전시에 출품된 천경자 화백의 ‘여인상’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근황 확인 안돼 월180만원 수당 지난2월부터 중단

의료기록 제출 않은 큰딸 예술원 탈퇴서 제출

천경자(90) 화백에게 지급되던 대한민국예술원의 수당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예술원 등 미술계에 따르면 예술원은 천 화백의 근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매달 180만원씩 예술원 회원에게 주는 수당의 지급을 지난 2월부터 잠정 중단한 상태다.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 화백은 독특한 분위기의 여성 인물상을 한(恨)과 환상이 어우러진 원색의 한국화로 표현해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여성 화가로 유명하다. 천 화백은 지난 1998년 채색화와 스케치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로 큰딸인 섬유공예가 이혜선(70) 씨의 간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년 간 천 화백에 대한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다만 딸을 통해 거동은 못하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라는 것 정도만 미술계에 전해졌다.

예술원은 수당 지급 문제로 천 화백의 근황을 확인하고자 작년부터 큰딸 이씨에게 공문을 보내 천 화백의 의료 기록 등을 요구했으나 이씨는 이런 예술원의 요구가 천 화백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예술원은 지난 2월부터 천 화백에 대한 수당 지급을 중단했고, 이씨는 아예 예술원에 회원 탈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예술원은 천 화백 본인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퇴 처리는 하지 않은 상태다.

예술원은 예술 경력이 30년 이상이며 예술 발전에 공적이 현저한 사람을 대상으로 심사와 총회 의결을 거쳐 회원을 선출한다. 회원의 임기는 4년이지만 연임이 가능해 사실상 종신제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원 관계자는 “천 화백의 예술원 회원 자격은 아직 유효하며 천 화백의 근황만 확인되면 언제든지 지급 중단됐던 수당을 소급해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술원은 1952년 문화보호법(이후 대한민국예술원법으로 개칭)에 근거해 1954년 문을 연 대한민국 예술가의 대표기관으로 문학, 미술, 음악, 연극·영화·무용 등 4개 분과로 구성됐으며 100명 정원에 현재 회원은 8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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