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께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 주민센터에 70대 여성이 들어왔다.
솜털 잠바에 낡은 스카프를 한 이 여성은 허리도 굽었다.
이 여성은 곧장 주민센터 접수대로 오더니 갑자기 5만원 100장짜리 두 다발인 1,000만원을 놓고는 “반여동 주민을 써달라”고 말하고서 문을 나섰다.
센터 직원이 뛰어나와 연유를 물으니 이 여성은 “우리 남편이 오래도록 택시를 운전하면서 모은 돈”이라며 “우린 한 달에 40만원 정도 연금이 나와서 먹고 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름이라도 알려달라는 요청에 이 여성은 “남편한테 혼난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주소를 묻는 질문에는 주변에 산다는 짤막한 말만을 남겼을 뿐이다.
반여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감동했다”며 “구청 직원들도 불우이웃 돕기 모금에 나섰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청은 이 여성이 맡긴 1,000만원과 직원들의 성금을 모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할 예정이다./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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