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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산 초콜릿'고디바'는 처음부터 고급 초콜릿 브랜드가 아니었다. 고디바를 인수한 미국 식품회사 캠펠 수프는 미국 초콜릿이 초콜릿 업계에서는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했다. 캠벨 수프사는 산업용 초콜릿(양산 초콜릿)을 생산하지만 다른 나라보다 훨씬 고급스런 이미지를 가진 벨기에를 초콜릿 원료 생산지로 활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원료와 제품이 미주 지역과 유럽 양 지역을 오고 가는 데 물류 비용이 추가되는 것을 감수하고 겉포장에 당당히'메이드 인 벨기에'를 찍을 수 있었다. 이후 캠벨 수프사는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최고급 상권에 고디바 판매 전문샵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고디바는 수제초콜릿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고디바가 양산 산업용 초콜릿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다. 고디바는 이처럼 고도의 치밀한 전략으로 완벽하게 포장된 명품이 된 것이다.
중국의 경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고급 초콜릿 브랜드'고디바'의 사례처럼 현재 유행하는 명품을 비롯해 유서 깊은 명품 브랜드의 탄생과 경제적 영향 등을 두루 살펴본다. 저자는"'호화'나'사치'라는 두 글자로 명품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명품은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것뿐 아니라 심리적 위안이 되어 주기도 한다"며 명품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또, 과시욕에 치우친 소비형태라고 할지라도 문화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명품에 대한 인식도 진화하리라고 내다본다. 명품은 품질뿐만 아니라'좋은 디자인 스토리를 가진 좋은 제품'이라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문화·산업적 가치가 주목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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