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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네" 재난영화에 감염된 극장가

'설국열차' 12일만에 600만명 돌파<br>'더 테러 라이브'는 300만명 넘어<br>바이러스 다룬 '감기'도 개봉 관심


극장가에 재난영화가 붐이다. 바이러스 감염 재난영화인 '감기'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쓰나미를 모티브로 한 '베이트'와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가 흥행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반면 순수 공포영화는 비중이 줄었다. 뒤숭숭한 시대상황에 맞는 보다 현실적인 재난 설정이 보다 실감 있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영화 최초의 바이러스 감염 재난영화를 표방한 '감기'가 오는 14일 개봉한다. 경기도 분당에 밀입국자를 통해 들어온 원인 모를 치사율 100% 변종 감기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퍼지면서 도시에 격리된 시민들의 생존과 사투를 그렸다. 순제작비 100여억원이 들었다.

스토리가 복잡하고 모성애와 관료주의, 한미 전시작전권 등 너무 다양한 메시지를 담으려 한 것은 약점이다. 하지만 빠른 전개라든지 사실적인 묘사, 배우들의 열연은 극을 살게 했다. '비트', '태양은 없다'등으로 1990년 히트 작품을 만들어냈던 김성수 감독이 약 10년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김 감독은 "어떤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찾았다"며 "영화의 장면은 가축들의 살처분, 이집트 등 중동의 시위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미 개봉한 작품들도 흥행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새로운 빙하기가 닥친 이후 인류의 생존 투쟁을 다룬'설국열차'는 개봉 12일 만에 600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올해 최고 흥행성적을 보인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7번 방의 선물'보다 빠른 속도다. 개봉 6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을 돌파한 '더 테러 라이브'도 12일 만에 350만 명을 돌파했다. 쓰나미 이후 도시에서의 식인상어와의 사투를 그린 할리우드 '베이트'도 관객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는 재난영화 붐과 함께 전통적인 공포 영화가 맥을 못 추는 특이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호러 영화라고 꼽을 수 있는 작품은 14일 개봉 예정인 '숨바꼭질'과 지난 6월 개봉했던 '더 웹툰: 예고살인'정도다. 지난 해 여름 시즌 '이웃사람', '두개의 달', '무서운 이야기', '링컨:뱀파이어 헌터'등 전통적인 공포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포진했던 것과 다소 다른 양상이다.

재난 영화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시대 상황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 증시의 약세, 부동산 침체, 실업자 증가 등으로 사회 분위기가 암울할 때 영화 속 재난 상황이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재난 영화 특성상 다양한 배우 출연이 가능한 만큼 부족한 감동 코드를 다양하게 맞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배우를 여러 명 기용해야 하는데다 재난 영화 특성상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다양한 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도 높은 장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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