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은 4ㆍ11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민간인 불법사찰 및 조작ㆍ은폐 의혹 사건과 관련해 3일 '총선 직후 청문회' 카드를 꺼내들었다. 새누리당 특검 제안을 거부하면서 대여 압박수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청문회를 실시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꼼수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맞섰다.
박선숙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인 사찰 및 은폐 의혹 사건에 대해 4ㆍ11 총선이 끝나자마자 청문회를 즉각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도 증인으로 참석해 국민이 갖고 있는 의문에 낱낱이 답변하고 그 결과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찰 논란이 불거진 직후 박 위원장이 특검을 제안한 데 대한 '역제안'인 셈이다. 특검의 경우 선임 과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이보다는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증인 출석을 포함한 청문회 실시라는, 휘발성 강한 전략을 선택함으로써 선거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박 총장은 "박 위원장은 자신이 사찰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사실이 언제 있었는지, 또 2년 전 이 사건이 처음 폭로됐을 당시 왜 침묵했는지에 대해 답변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저희도 필요한 모든 사람이 출석해 사실대로 밝히고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 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통합당은 청와대를 포함한 현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정황 증거들을 이날도 제시하며 대여 총공세에 나섰다.
박영선 MBㆍ새누리 국민심판위원장은 이날 원충연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의 수첩 원본을 공개하며 "불법사찰에 국정원과 기무사가 관여했고 불법도청이 이뤄진 정황도 있다"고 폭로했다. 이석현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확보하지 못한 민간인 사찰 문건이 이기영 공직윤리지원관실 경감,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에게 수북하게 쌓여 있다"며 "검찰은 이 경감과 진 전 과장이 은폐한 사찰 문건을 조속히 압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의 이 같은 대여 공세를 '선거 활용용 꼼수'로 규정하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조윤선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주통합당이 이번 불법사찰의 문제를 총선 표심 잡기, 총선 표심 흔들기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분명히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혜훈 선대위 종합상황실장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불법사찰과 총선 결과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과거 사례를 보면 상대방에게 타격을 입히려고 정치공작을 한 부분이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천안터미널 앞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야당의 목적이 불법사찰을 밝히는 것인가,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인가"라며 "야당이 조금 이상하다. 정말 의지가 있다면 새누리당이 제안한 특검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