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와 경찰들은 정문을 제외한 출입문은 폐쇄하고 택시 등 일반 방문 차량의 통행을 금지했다. 경찰 38개 중대, 2,600여명과 경찰차량은 국회를 둘러싸고 벽을 쌓은 뒤 방문객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며 경비 태세를 강화했다. 본청ㆍ의원회관 등 국회 건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방문증 및 일시취재증 발급도 제한됐다.
당지도부가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이날 진보당 당원 200여명이 국회 인근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국회 건물을 연결한 지하통로 등을 통해 경계를 뚫고 본청으로 진입해 이정희 대표 등 진보당 지도부의 '체포동의안 처리 반대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집회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당원들이 올라서는 것을 저지하는 경찰과 진보당 당원들 사이에 잠시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 의원이 국회 본청 앞에 당도하자 진보당 소속의원과 당원들은 일제히 "이석기!"를 연호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승리하고 저들은 실패할 것을 확신합니다. 저들은 역사의 반대 방향으로 가고 우리는 역사의 정방향으로 가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지자들을 향해 외친 뒤 유유히 회의장으로 입장했다.
국회사무처는 1층 현관부터 3층 본회의장 앞문까지 포토라인을 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의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보안절차를 거치자 일부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김재연ㆍ김선동 진보당 의원은 피켓을 접어들고 입장하려다 방호과 직원들로부터 제지당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서울 대방동 진보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어버이연합ㆍ애국단체총협의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속속 국회 주변으로 건너왔다. 두 진영이 삼삼오오 얽히자 일대는 '폭풍 전야' 같은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다행히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마칠 때까지 두 진영 사이에서 큰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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