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왼쪽 공격수 손흥민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원정경기(3대1 레버쿠젠 승)에서 1대1이던 후반 35분 결승골을 뿜었다. 율리안 브란트와의 2대1 패스로 왼쪽 수비를 허물더니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시즌 11호골(리그 9호골)을 완성했다. 각도가 거의 나오지 않는 위치였음에도 슈팅이 워낙 빠르고 정확해 골키퍼와 골포스트 사이의 좁은 공간을 뚫었다.
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은 리버풀을 상대로 시즌 4호골(리그 3호골)을 터뜨렸다. 리버풀 안필드에서 벌어진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원정경기(1대2 선덜랜드 패). 0대2로 뒤진 후반 31분 기성용은 애덤 존슨의 코너킥을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두 달 보름 만에 골 맛을 봤다.
◇47일 만에 터진 손, 위기의 히피아를 구하다=올 시즌 유럽축구에서 위기의 감독을 꼽으라면 단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데이비드 모예스(영국)를 떠올리겠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미 히피아(핀란드) 레버쿠젠 감독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9경기에서 1무8패에 허덕이는 사이 리그 2위였던 레버쿠젠은 4위로 내려앉았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당연히 히피아 감독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날 손흥민의 한 방으로 레버쿠젠이 승점 3을 보태자 독일 일간지 빌트는 "손흥민이 히피아 감독을 구했다"며 평점 2점(1점이 최고점)을 줬다.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기록한 건 47일 전인 지난달 8일 묀헨글라드바흐전. 레버쿠젠의 승리도 47일 만이다.
후반 초반 교체돼 들어간 기성용은 팀이 지는 바람에 빛이 가렸지만 자신의 우상인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앞에서 만회골을 터뜨리며 주가를 높였다. 제라드도 이날 전반 39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기성용은 다음달 1일 오전4시 열릴 웨스트햄전에서 2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손흥민의 다음 경기는 29일 오후11시30분 브라운슈바이크전이다.
◇박주영은 언제쯤=EPL 아스널에서 벤치만 달구다 지난달 잉글랜드 2부리그 왓퍼드로 임대 이적한 박주영(29). 월드컵에 나가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아스널에 있을 때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이적 후 2경기 출전(1경기는 선발)에 출전시간은 불과 61분. 0골 0도움에 슈팅조차 0개다.
지난 6일 13개월 만에 대표팀 경기에 출전,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릴 때만 해도 대표팀의 '킬러' 부재가 한 방에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부활을 알린 바로 그 경기에서 당한 부상이 끈질기게 박주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시 허벅지를 다쳐 전반만 뛰고 나온 박주영은 이후 소속팀 경기에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4경기 연속 결장이다. 26일 블랙번전에는 교체명단에서도 빠졌다. 임대 직후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주전들이 부상이나 퇴장에 따른 징계로 빠져 기회가 올 만할 때는 박주영도 부상으로 '휴업'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박주영의 부상 정도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마침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의무팀이 유럽파들의 몸을 살피러 다음달 출장을 떠날 예정이라 그때쯤 정확한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월드컵 대표팀 공격 한 자리를 사실상 보장 받은 상황. 행여 부상이 깊을 경우 홍 감독의 머리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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