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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데… 계속 늘어나는 아동학대

2006년 5,000건 넘어 증가추세 보호시설 입소도 年 1,000여명<br>상담치료센터 찾는 아동·청소년 40~50%가가정 학대 때문


15세 김모군은 4년 전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 하루가 멀다 하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 술만 마시면 주먹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가출을 수도 없이 해봤지만 도와줄 친구도 친척도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3개월 전쯤 김군을 딱하게 여긴 이웃의 신고 덕에 집을 벗어나 보호시설에 들어왔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해봤다는 김군은 요즘 반복되는 심리치료와 선생님들의 관심 속에 조금씩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및 아동보호기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5,000~6,000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6년 5,202건을 기록하며 5,000건을 넘어선 이래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김군과 같이 심각한 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려 보호시설에 입소하는 아동 수는 연간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학대로 시설이나 다른 가정에 위탁된 요보호아동 수는 2008년 891명에서 2011년 1,125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요보호아동(미아ㆍ미혼모아동 등) 수는 9,200여명에서 7,400여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지미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학대가 점점 심각해진다기보다 최근 아동 권리에 대한 관심이 늘며 그동안 은폐돼 있던 학대 아동들이 발견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적으로 충격을 받아 아동상담치료센터를 찾는 아동ㆍ청소년도 학대에 따른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립아동상담치료센터 관계자는 "매년 입소 아동의 40~50%는 가정 내 학대가 원인"이라며 "신체적ㆍ정신적 상처가 커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아동들을 우선 시설로 보내기에 학교 부적응, 정서장애, 가출도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가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위의 관심이라고 지적한다.

센터 관계자는 "아동들을 돌보는 전문기관과 인력 수가 많지 않아 서울만 해도 1개 기관이 최소 4~5개구를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위의 신고가 없다면 시나 기관이 학대 아동을 발견해내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 역시 "우리나라의 경우 신고가 들어와 보호 는 아동 수가 전체 아동 대비 0.5%로 미국 등 선진국의 2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며 "아직도 발견되지 못한 학대 아동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주위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상담치료시설도 좀 더 보충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요보호아동이 발생할 경우 일시보호시설에서 충분한 상담과 치료를 한 후 가정위탁이나 원가정 복귀, 시설 입소 등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렇게 상담치료와 보호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은 전국에 12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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