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재정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북도시개발사업 공동주택용지 매각을 재추진한다. 역북도시개발사업 주택용지 매각은 지금까지 18차례나 무산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경기도 용인시는 재정난의 원인으로 지목된 역북 택지지구 토지를 조성원가보다 훨씬 싸게 공개경쟁을 통해 매각한다고 18일 밝혔다.
매각 대상은 B블록 5만5,636㎡와 C블록 5만7,850㎡, D블록 2만7,280㎡ 등이며 공급금액은 B블록 1,284억원, C블록 1,335억원, D블록 629억원 등 모두 3,248억원이다.
공급가격은 지난 1월 매각공고 때보다 B블록은 91억원 할인된 금액이며 C블록과 D블록은 각각 106억원와 14억원 낮아진 금액이다.
시는 토지대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기 위해 납부 조건도 바꿨다. 대금을 5년 동안 나눠 내지 않고 일시 선납할 경우 복리로 적용되는 할인율도 애초 7%에서 8%로 높였다.
이에 따라 6월말까지 토지대금을 선납하면 3.3㎡당 공급가액은 550만∼600만원, 내년 6월말까지 선납하면 600만원대 초반으로 낮아져 조성 원가(3.3㎡당 760만원)보다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다.
시는 오는 28일 공개경쟁을 통해 최고가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고 이달 말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용인경전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지리적 여건에 파격적 분양조건을 내세운 만큼 예전과 달리 많은 기업 등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오는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역삼동 주민센터에서 역북 택지지구 토지 매각을 위한 현장사업설명회를 열어 조성원가 이하의 공동주택용지공급과 선납할인조건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금융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볼 때 장기적으로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역북지구 토지판매를 위해 지난 2011년 4월부터 모두 18차례나 매각공고를 냈지만 인근 광교·동탄신도시보다 3.3㎡당 200만원가량 높게 토지보상이 이뤄지는 바람에 택지공급금액이 높아져 매각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조치로 토지를 사들인 건설사는 3.3㎡당 800만원대 초반에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는 지난 2012년 기존 경전철 사업자와 협약을 해지하면서 민간투자자에게 투자비를 돌려주기 위해 지방채 5,153억 원을 발행해 한때 채무가 6,800여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해 1,597억원, 내년 1,691억원, 2016년 2,126억원을 상환해 2016년말에는 단 한 푼의 빚도 남기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지방채를 모두 상환하면 연간 216억원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이를 위해 역북지구 토지매각에 3,248억원, 공유재산 18건 61만1,000여㎡ 매각으로 950억원, 시민체육공원 등 투자사업비 조정을 통해 800억원, 경상경비 절감으로 300억원 등을 상환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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