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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지주사 애초 설립 취지로 되돌아가야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인건비로 195억원을 사용했다고 한다. 신한·하나·우리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해마다 조직을 확대하며 지난 한해 100억원이 넘는 인건비를 지출했다. 최근 1년 새 시중은행 점포가 300개가량 줄고 수천명의 직원이 감원되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쓸 돈을 썼다면 탓할 일이 아니지만 회장과 행장 간 갈등, 낙하산 인사 등의 분란에 경영성과조차 신통치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분명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요즘의 금융지주는 글로벌 금융그룹을 육성한다는 애초 취지와 멀어져 있다. 금융지주는 2001년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에서 시작됐다.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 등의 금융사를 한 우산 아래 모으면 금융상품을 다각화하고 해외진출도 유리해져 미국이나 유럽의 다국적 금융그룹처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처음의 기대였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 신한금융지주만 은행수익 비중을 60%까지 낮췄을 뿐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여전히 80~90%의 수익이 은행에 편중돼 있다. 그러니 '옥상옥'의 금융지주사가 왜 필요하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것이다. 해외수익 비중도 2~6%에 불과해 금융의 글로벌화 성과 또한 미미하다. 게다가 최근 KB의 경우에서 보듯 금융지주는 각종 비리와 고객정보 유출사건에서부터 항명 파동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후진적 지배구조를 맴돌고 있다. 금융지주 제도의 당초 명분은 물론 현실적 실리마저 퇴색한 셈이다.



그렇다면 현행 금융지주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의 정답이 무엇인지 진지한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아예 금융지주 폐지론을 거론하지만 이 역시 현실적 대안은 아니다. 저성장·저금리의 '뉴노멀 경제' 시대에 은행 중심의 경영체제만으로는 금융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 애초 설립취지를 어떻게 살려갈 것인지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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