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조업3.0' 실행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산업부는 민관 공동으로 1조원을 투입해 오는 2020년까지 자동화 스마트 공장을 1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20인 이상 중소·중견기업 공장의 약 30%를 정보기술(IT) 기반 생산설비를 갖춘 스마트 공장으로 키운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자동화된 스마트 공장은 사람이 필요 없는 공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마트 공장은 고도의 사물인터넷·소프트웨어 기술 등이 적용된 자동화 공장이기는 하지만 설계·평가·운영의 주체는 바로 '사람'이다. 오히려 스마트 공장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전체 제조공정과 기업 시스템, IT를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숙련 기술자, 연구개발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 현장은 극심한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산업기술 인력 부족인원 중 76.9%가 제조업에서 발생했다. 또한 '2013년 뿌리산업 통계조사'에서는 50~199인 규모 뿌리기업의 기술개발에 가장 큰 애로사항이 '기술인력 부족(29.7%)'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그동안 국내 인재육성 시스템이 급변하는 제조·IT 산업의 인재 수요를 양적·질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대학이 산업수요에 적합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지 않고 산학협력을 시행하는 대학이 다른 선진국보다 적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의 추격과 엔저 효과를 업은 일본의 부활로 한국 제조업에 대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스마트 공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성공 여부는 관련기술 간 조화와 제어, 개선을 담당할 현장의 '사람'에게 달렸다. 정부·학계로서는 제조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사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맞춤형 스마트 인재를 육성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아울러 기업들도 산학협력뿐 아니라 인턴십·멘토링 등 예비인력들이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 채용까지 연계된 업종 특화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전문 분야를 선정해 미래에 필요한 인력을 선제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스마트'한 인력과 지능화·자동화된 기술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미래 한국의 '스마트'한 제조환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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