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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무서운 이웃사촌 일본


치매를 앓고 있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나. 철면피(鐵面皮)라고 해야 할까,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어울리는 말일까.

요즘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지도자들이라는 사람들이 내뱉는 말이나 행태를 보면 울화가 치밀기보다 어이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대개 2~3가지 원인이 있다고 한다.

정말로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나 '배째라'식으로 우기거나, 병법에 나오듯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전략적으로 그런다는 것이다. 일본은 첫 번째보다도 두 번째나 세 번째 경우처럼 양심에 철판을 깔았다고 보여진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이런 병을 '텔리조이스병'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람이라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 나을 수도 있다지만 나라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이다.

일본의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에 이어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위안부 강제동원의 증거가 없다"고 했고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노다 총리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다시 총리가 된다면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는 '고노 담화'는 물론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 '미야자와 담화'도 모두 고치겠다고 한다.

'양심의 철판' 깐 전범세력 뿌리 깊어

고노 담화는 일본이 1년8개월에 걸친 철저한 공식 조사한 끝에 '일본군의 요청에 의해 위안소가 설치됐고 위안소 설치 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점령지에서 일본군인의 강간으로 인한 반일감정 고조와 성병 등으로 인한 전력저하를 우려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위안부 강제동원을 증명하는 보고서는 국제사회에도 수두룩하다. 한국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유엔 보고서만해도 10개 가까이 된다. 유엔인권이사회 여성폭력특별보고관의 2차례 보고서는 군대위안부에 대한 법적책임을 인정하고 배상과 동시에 공식사과를 일본 정부에 권고하면서 교과서를 수정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본은 최근 점령당한 섬을 탈환하는 실탄 훈련을 벌이는 등 무력시위까지 벌였다. 센카쿠에 대한 도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최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독도, 쿠릴열도 등 모든 섬들을 상정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다.



결국 힘 자랑이요 탐욕의 이빨을 드러낸 게 아닌가.

일본에도 양심세력이 없지 않지만 사회의 중심은 전범세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연합군이 독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었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공산주의에 대한 방어를 위해 적당히 넘어간 게 화근이다. 결정적으로 평화헌법을 채택하는 대신 실제 통치한 일왕의 전쟁책임을 묻지 않았고 일왕제의 존속도 보장해준 게 문제다.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자살한 후 책임자들이 뿔뿔이 흩어졌지만 일본에서는 전쟁에 책임 있던 정치가들이 여전히 권력을 독점하게 됐다. 특히 그 정치가들의 자손들이 대를 이어 현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는 A급 전범이었지만 냉전 발발로 복권돼 총리에까지 올랐다.

이들이 일본의 과거 침략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철면피병'은 불치병으로 악화됐다.

국력 길러 뒤얽힌 문제 풀어야

결국 다가오는 아시아 시대에 이웃사촌으로 지내려면 오로지 힘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에 제대로 알리고 함께 대응하려는 노력은 당근 해야겠지만 일본에 대한 기대는 접자. 오히려 산업화ㆍ민주화세력이 앙금을 털어내고 자본주의를 업그레이드 하고, 움트는 통일 준비에 만전을 기하자. 남북이 하나가 되면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고 고령화 문제, 성장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등 적잖은 시너지가 나온다고 한다. 북한 내부에도 세대교체 이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엔화가 저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 고령화 문제가 그렇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멀리 보고 우리 내부의 불화를 용광로에 털어 넣고 힘을 모아 차근차근 뒤얽힌 국가발전의 문제를 풀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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