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혐오-테러리즘'의 악순환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 테러로 반이슬람 정서가 고조되고 그에 편승해 테러리즘이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잖아도 프랑스와 독일·스웨덴 등에서는 극우정당이 세력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이러다가는 미국 정치학자인 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한 서구 기독교 세계와 비(非)기독교 세계 간 '문명의 충돌' 예언이 적중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기 어려울 듯하다.
경제의 글로벌화를 되돌릴 수 없는 지금 인류사회에서 문명 간 충돌이 아닌 대화와 화합만이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이다. 더욱이 세계 각국의 인구구조와 환경변화를 감안하면 이민확대와 다민족 사회의 확산은 불가피하다. 야만적 테러를 근절하고 극우적 편견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분단국인 한국 또한 흉포해지는 테러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5월 벨기에 브뤼셀의 유대박물관에서는 총기 난사로 4명이 사망했고 10월에는 캐나다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무장괴한의 총격에 경비병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말 호주 시드니에서는 대낮에 카페에서 16시간씩이나 인질극을 벌인 경우까지 있었다. 우리도 테러리즘이 날로 흉포해진다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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