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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구사회의 이슬람 혐오-테러리즘 악순환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 위치한 언론사에 무장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며 인명을 해친 일은 실로 참담하고 야만적인 테러다. 7일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침입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난사해 주간지 편집장을 비롯한 직원 10명과 경찰 2명을 숨지게 하고 다수의 부상자를 냈다. 2011년과 2012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게재해 끊임없이 테러 위협을 받아온 이 주간지 언론인들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그것도 대낮에 테러단의 총격으로 무참히 희생됐다. 민주주의의 근본인 언론자유를 짓밟은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슬람 혐오-테러리즘'의 악순환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 테러로 반이슬람 정서가 고조되고 그에 편승해 테러리즘이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잖아도 프랑스와 독일·스웨덴 등에서는 극우정당이 세력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이러다가는 미국 정치학자인 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한 서구 기독교 세계와 비(非)기독교 세계 간 '문명의 충돌' 예언이 적중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기 어려울 듯하다.

경제의 글로벌화를 되돌릴 수 없는 지금 인류사회에서 문명 간 충돌이 아닌 대화와 화합만이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이다. 더욱이 세계 각국의 인구구조와 환경변화를 감안하면 이민확대와 다민족 사회의 확산은 불가피하다. 야만적 테러를 근절하고 극우적 편견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분단국인 한국 또한 흉포해지는 테러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5월 벨기에 브뤼셀의 유대박물관에서는 총기 난사로 4명이 사망했고 10월에는 캐나다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무장괴한의 총격에 경비병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말 호주 시드니에서는 대낮에 카페에서 16시간씩이나 인질극을 벌인 경우까지 있었다. 우리도 테러리즘이 날로 흉포해진다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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