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제2금융권·저소득층에 번지는 가계부채 악성화

가계부채의 악성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최근 들어 저소득·고령층·자영업자의 생계형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제2금융권 가계부채마저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조642억원으로 전월 대비 3.4% 늘어났다. 은행(1.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며 5개월 연속 대출증가세를 이어간 것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다. 가계부채 악성화의 뿌리가 깊어질 대로 깊어졌음을 보여준다.

가계부채 악성화는 저소득·고령층 등 저신용자를 상대로 한 고금리 생계형 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 한은 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현재 은행과 제2금융권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총액 738조원 중 생계비 마련 등을 위한 기타대출이 38.3%를 차지했다. 특히 제2금융권의 경우 기타대출 비중이 45.66%로 역대 최고치다.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DSR)이 240%로 상용근로자의 181%보다 월등히 높은 것도 가계부채 악성화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주택담보대출 악성화도 심각해 2009년만 해도 50대 26.9%, 60대 이상 15.1%에 그쳤던 연령대별 대출 비중이 2014년에는 각각 31%와 19.7%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한가한 소리에 고정금리대출 비중 확대 등 뒷북대책만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당면한 상황은 다급하다. 예금취급기관에 보험사와 카드사 등까지 합치면 가계부채가 1,100조원에 이를 정도다. 더구나 요즘 들어서는 매달 7조~8조원씩 늘어나는 추세다. '과속(過速)'에 덧붙여 '악성화'라는 복합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서민 부실 폭탄이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한다. 18년 전 외환위기와 7년 전 금융위기 때처럼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