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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오기 "상대국의 무시? 오히려 좋아"

브라질 월드컵 D-7

H조 최약체 평가 자극제

마이애미 전훈 성과 자신감

"1차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

"남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게 오히려 좋습니다."

홍명보(45) 월드컵 축구 대표팀 감독은 H조 상대국들이 한국을 경계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에 발끈하지 않았다. 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숙소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상대국들이 올 1월 미국 전훈 때 전력분석관을 보냈다. 한국의 전력을 끝까지 분석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를 무시하는 게 개인적으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H조 최약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벨기에(12위)·러시아(18위)·알제리(25위)에 이은 최하위(55위).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벨기에와 알제리의 평가전만 직접 관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0일 오전8시 열릴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을 관전하겠다고 대한축구협회로 요청해온 상대국 관계자나 언론도 현재까지 없다. 미국 CBS가 이날 축구 전문가 6명에게 물은 결과 역시 한국의 16강을 비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4명이 한국을 H조 3위로 꼽았고 1명은 2위, 나머지 1명은 꼴찌로 찍었다. 게임회사 일렉트로닉아츠(EA)의 시뮬레이션 결과도 16강 진출팀은 벨기에와 러시아다. 이 같은 주변의 전망은 홍명보호의 오기를 돋우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홍 감독은 이날 40여분간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며 훈련 성과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흰색으로 출발했다면 브라질에 도착할 때는 빨간색이 돼야 합니다. 지금은 분홍색 정도 온 것 같아요." 그는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나면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우선 가장 큰 목표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라며 16강 목표를 분명히 했다. 박주영(아스널)에 대해서는 "2년 전 런던 올림픽을 앞둔 때와 비교하면 지금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더 좋다"고 확신했다.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박주영은 긴 시간 벤치에 앉아 있었다. 당시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가 일본에 함께 가서 훈련할 때도 경기 감각을 올리기 어려웠다"고 돌아보며 "하지만 지금 상태는 3월 그리스와 평가전 이전에 팀에서 계속 훈련을 했고 경기에 조금씩 출전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을 감수하고 박주영을 뽑은 홍 감독은 애제자가 일본과의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것처럼 브라질에서도 '한 방' 터뜨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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