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을 단기간에 파악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SW)는 구매 후 지속적인 사후 기술지원이 경쟁력입니다. 따라서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지난 2009년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위기를 겪던 티맥스소프트를 맡아 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시킨 이종욱(58ㆍ사진) 대표는 기술지원 부문에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올해 매출 620억원 달성, 국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시장점유율 45% 확보 등 장밋빛 미래를 제시할 만큼 회사가 안정을 되찾았지만 지난 2년간은 그에게 힘겨운 도전의 시간이었다.
한때 최고의 정보기술(IT)기업으로 이름을 날리던 티맥스소프트는 2009년 7월 마이크로소프트를 때려잡겠다며 PC용 운영체계(OS)인 티맥스윈도를 출시했지만 완성도가 떨어져 시장의 비웃음거리가 됐고 사업다각화 등을 지향하며 제품 개발을 확대, 인력이 1,000여명으로 늘어나 경영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2010년 들어 임금체불에 시달릴 정도로 자금상태가 악화되자 핵심 개발인력들이 대기업 등으로 대거 빠져나가 회사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남은 직원들은 경영상태를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경영진을 불신했고 떠난 동료들의 일까지 떠맡아 피로도가 정점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고 채권단이 기술력을 인정해줘 7월부터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자금을 융통해 직원들의 밀린 임금을 정산하고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기 위해 경영상황을 인트라넷과 월례조회 등을 통해 모두 공개했다. 또 50개가 넘던 제품을 10개로 압축하고 1,100억원의 부채를 갚기 위해 판교 부지도 매각했다.
엘리트의식이 강한 SW 개발자들에게 '고객의 가치가 곧 나의 가치'라는 서비스 마인드를 심는 데도 정성을 쏟았다. 티맥스소프트가 글로벌 기업들이 간과했던 고객밀착형 사후관리, 합리적 가격, 안정성에 중점을 두자 시장의 신뢰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오라클ㆍIBM 등은 탄탄한 영업실적으로 국내시장을 선점했지만 유지보수비용이 지나치게 비싸고 맞춤형 제품 개발이 쉽지 않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며 "개성이 강한 우리나라 고객의 불만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 개선ㆍ보완에 섬세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거두면서 티맥스소프트는 이 대표 취임 6개월 만에 흑자전환, 지금까지 6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매출 600억원에 영업이익 250억원 이상을 달성, 창업 이래 최고의 흑자경영을 실현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2년간 미국 금융회사인 GE캐피털, 일본 노무라연구소ㆍ야마기와전기(山際電氣)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글로벌 SW기업으로 도약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서는 오픈프레임 시연을 보고 '마술(magic) 같다'는 표현을 쓰며 극찬했다. 또 오픈프레임을 GE캐피털에 공급했을 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로부터 '완성도가 뛰어난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선진국을 공략할 기반을 이뤄낸 것"이라며 "또 IT산업이 연 30%씩 급성장하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해 합자회사 설립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SW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다. 티맥스소프트만 해도 관련 기관으로부터 받은 세계 최초 기술인증이 3건을 넘는다"며 "SW 수출은 수입국과의 사회적ㆍ문화적 차이, 그리고 일하는 방식 등에 따라 기대 수준이 천차만별인 까다로운 제품이기에 기술력은 물론 디자인ㆍUI(User Interface)의 통일성 등에서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미흡했던 매뉴얼 제작 등 세부적인 것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디테일경영을 강화해 글로벌스탠더드 수준에 이르는 제품을 내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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