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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시가 신월곡1구역과 성북2구역에 처음으로 용적률을 사고 파는 '결합정비사업' 방식을 도입함에 따라 이 같은 개발 방식이 다른 고도ㆍ경관지구에도 확대 적용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이 방식은 고밀 개발을 요구하고 있는 일부 기업 보유 유휴부지와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에 결합정비방식이 도입된 성북2구역의 경우 한옥과 연립ㆍ다세대 등이 밀집해 있는 노후 주택가다. 그동안 정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산자락에 자리잡은 구릉지인데다 인근에 서울성곽ㆍ만해 한용운 선생이 거주한 '심우장', 북악산도시자연공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층고나 밀도를 높여 재개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곳이다.
이른바 '미아리텍사스촌'이 포함된 신월곡1구역 역시 또다른 이유로 개발에 난항을 겪어온 곳이다.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주택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두 구역을 하나로 묶은 결합정비구역으로 묶음으로써 두 구역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됐다.
일단 성북2구역은 어차피 고도 제한 등으로 늘리기 힘든 용적률 80%를 신월곡1구역에 넘겨주게 된다. 이에 따라 신월곡1구역은 그만큼 용적률을 더 높여 고밀도로 개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대신 성북2구역 주민들은 이중 48.5%의 용적률에 해당하는 면적만큼 신월곡1구역 사업의 권리를 갖게 된다. 신월곡1구역 사업 수익 중 일부를 받아 저밀 개발로 부족해진 개발 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신월곡1-성북2구역 결합개발로 서울시내 경관ㆍ고도지구 일대 노후 저층 주거지에 이같은 결합개발에도 이 같은 방식이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에 산지 구릉지 등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지정된 경관지구는 평창 성북 남산지구 등 19곳 1,240만6,570㎡에 이른다. 과밀방지를 위해 건축물 높이 최고한도가 설정된 고도지구 역시 김포공항 주변 등 10개 지구 8,963만에 달한다. 지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들 지역은 대부분 지상5층 이상으로는 건축이 어려운 곳들이다. 예컨대 용적률 150%가 적용되는 제1종 주거지역이 경관지구루 묶여 있을 경우 50% 정도의 잔여 용적률이 발생한다. 이 지역에서 남는 용적률을 팔아 다른 고밀 구역에 팔 경우 개발비용을 충당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밖에 그동안 종상향 문제나 과밀화 문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주요 기업 보유 대규모 부지나 고밀 개발을 원하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결합개발은 용적률을 주고받는다는 면에서 용적이양제와 유사하지만, 용적률을 시장에 내놓고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다"며 "개발구역 양측의 협의를 통해 시작 단계에서 용적률을 조정하는 것은 인정해 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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