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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한ㆍ일 성장률 격차


한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 격차가 더 벌어졌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일본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3.05%. 도이치방크와 씨티는 4%대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겨우 1.1%의 성장률을 확인한 뒤 9분기 만에 0%대 저성장에서 벗어났다고 자축한 한국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학생수 100명인 학급이 있다고 치자. 경제성장률을 성적표로 환원하면 한국은 11~15위에 해당된다. 거의 꼴등에서 이나마 오른 것은 경제개발에 착수한 이래 불철주야 달려온 덕분이다. 문제는 상위권에 접근할수록 격차 줄이기가 어렵다는 점. 시간도 많이 걸린다. 3위권인 일본 수준에 이르려면 최소한 학습능력 향상속도, 즉 성장률이 일본보다 높아야 함은 상식이건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순위 상승은커녕 제자리도 못 지킬 판이다.

△물론 분기 성적표 하나 가지고 추세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장기 전망이 밝다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역사상 가장 눈부신 경제성장을 기록했다는 16~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의 연평균 성장률은 0.52%. 개발연대의 두 자릿수 성장률 환상을 못 잊는 입장에선 턱없이 미미한 성장으로 여기겠지만 중요한 시사점이 숨어 있다. 동시대의 강국인 스페인이나 프랑스는 물론 영국에 비해 높은 성장을 200여년간 지속했다는 점이다. 예수 탄생 이후 세계경제가 연 1%씩 성장했다면 71억 인구를 가진 지구의 1인당 총생산(PER WGDP)은 1,660억달러에 달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지속성장의 힘은 그토록 강하다.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는 보다 뚜렷한 성장세에 진입하리란 전망이 많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관건은 그 지속가능성에 있다. 재정에 의존한 성장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당장의 성장률 격차 확대도 문제지만 장기성장동력은 더욱 의문이다. 일본은 20년 불황을 겪었어도 1,000만명이 넘는 1급 기술자가 세계최고의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다. 네덜란드로 다시 눈을 돌려보자. 번영을 구가하던 그들이 쇠퇴의 길로 들어선 가장 큰 이유는 기술개발ㆍ전수 기피와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튤립에서 부동산까지 실물 투기 탓이다. 한국은 얼마나 다른가. /권홍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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