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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환율제' 도입 카자흐, 텡게화 폭락

카자흐스탄이 20일(현지시간) 변동환율제 도입을 전격 단행하면서 카자흐스탄 텡게화 가치가 사상 최대폭인 30% 가까이 폭락했다. 최근 저유가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 등으로 인해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도 '환율전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림 마시모프 카자흐스탄 총리는 이날 사전 통보 없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한다고 밝히며 "세계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 안정적인 성장과 물가안정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날 1달러당 텡게화 환율은 장중 257.14텡게로 치솟으며 전날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제시한 기준환율 188.35텡게보다 가치가 30% 이상 폭락했다.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해왔다. 중앙은행이 기준환율을 고시하면 시중은행은 당국이 정한 기준과 변동폭 내에서만 자체적인 환율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날 중앙은행은 1달러당 텡게화의 기준환율을 188.35텡게, 변동폭은 170~198텡게로 제시했으나 시중은행들은 이를 넘어선 달러당 환율을 최대 198.6텡게로 고시해 현지 환율시장은 혼란을 빚었다. 카자흐스탄에서 중앙은행보다 시중은행이 통화가치 절하를 앞서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이 텡게화의 실질가치가 이미 중앙은행의 기준환율보다 10% 이상 떨어진 상황에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당국의 정책에 따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은 저유가와 주요 교역국인 러시아·중국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절하압박을 강하게 받아왔다.



최근 신흥시장의 환율전쟁이 거세지는 상황으로 베트남 역시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맞서 지난 11일 이후 두 번에 걸쳐 환율 변동폭을 확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신흥국 환율전쟁이 심화됐다"며 "향후 신흥국들이 추가 통화 절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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