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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나로호, 좌절은 금물


나로호 3차 발사가 또 연기됐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브리핑과 실망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무기개발에 실패했을 때도 그랬을 것이기 때문이다. 담당자들이 애쓰는 모습에서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발사 실패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문제를 미리 알고 발사를 정지시킨 것 자체도 큰 성공이라고 본다.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해결책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기술 습득을 하면 더 이상의 실패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좌절하거나 의욕을 상실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 그리고 지식을 한꺼번에 잃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나로호는 약 15만개의 부품들로 구성된 첨단기술 복합체다. 각 부품들은 극한 환경에서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따라서 부품이 전체의 성능을 좌우하므로 완전한 부품인지를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그것이 끝은 아니다. 각각 99.9%의 성공률을 갖는 1,000개의 부품으로 완제품을 만들면 그 완제품의 성공확률은 37%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부품들의 성능에 문제가 없고 중간 검증단계에서 합격판정을 받았더라도 최종 조립된 무기체계에서 문제가 발견되기도 한다는 얘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방위사업청은 개발무기에 대해 필드 테스트를 의무화했고 유도무기 등도 기본 수량 실사격을 제도화했다.

한편 고난도 기술개발에는 실패시의 후속대책을 미리 수립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항상 1단계 성공을 목표로 개발계획을 수립하는데 1단계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때마다 좌절하고 여론의 뭇매에 시달린다. 실패에 대비해 2단계, 3단계의 추가개발계획을 미리 밝혀둘 필요가 있다. 나로호 발사의 성공 기대감을 너무 크게 심어준 것도 실패라면 실패다.



수천번의 실패 후에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 9년 동안 420만㎞의 주행시험을 통해 개발한 국내 자동차 회사의 독자엔진, 여섯 차례의 연기 끝에 발사된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16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수출효자 상품 KT-1 훈련기 등 실패에서 피어난 성공작들이 많다. 선진국들도 우주인 사망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을 개발했다. 로켓기술은 우주개발뿐만 아니라 미사일 개발 등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실패는 성공을 위해서 있다.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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