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보건법에 따르면 소규모 학교의 경우 순회교사를 둘 수 있지만 관련 시행령은 마련되지 않아 농어촌의 보건교사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이 파악한 전국 학교의 보건교사 배치율은 지난해 4월 기준 65.4%에 불과하다. 이는 8,500여개 전국 유치원을 제외한 초·중·고교만의 수치로 유치원을 합칠 경우 보건교사 배치율은 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치원은 법령 미비로 보건교사 채용 비율이 거의 전무해 합산할 경우 보건교사 배치 비율은 40% 미만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전염병에 대한 학교의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해지고 일선 학교의 보건교사 배치도 중요한 시점이지만 정부는 여전히 관련법 개정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경우 상위법이 개정되면 그에 맞게 시행령이 따라 개정이 돼야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보건법의 경우 개정된 지 8년이 지났는데 시행령에는 손도 안 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치원의 경우 보건교사 지위를 놓고 학교보건법과 유아교육법이 서로 충돌하는데도 교육당국은 뒷짐이다. 학교보건법은 유치원 보건교사를 교사로 규정한 반면 유아교육법은 보건교사를 교사로 보지 않아 배치 규정이 없다. 이렇다 보니 유치원 보건교사를 배치한 곳은 17개 시도 중 광주교육청이 유일하다. 광주는 126개 유치원 중 학교병설을 제외한 단독 유치원이 10곳에 불과해 이곳에만 자체 예산으로 각 1명의 기간제 보건교원을 두고 있다.
실제 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해 유치원 보건교사 1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던 서울시교육청도 모호한 법 규정으로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유치원 보건직을 교사로 적용해 급여를 부여할 법규가 모호한데다 긴급 재정 외 예산도 없어 한 달 이상 채용도 불가능했다. 이마저도 887개 유치원을 100명이 나눠 맡는 순회교사 형태다.
보건교육계 관계자는 "법 정비와 함께 국가 차원에서 보건 인력에 대한 예산 배정이 이뤄져야 진정한 학교 보건 선진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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