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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부의 역사 이룬 유대인 저력

■ 유대인 이야기(홍익희 지음, 행성B잎새 펴냄)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유대인들 이야기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경제분야 밖에서도 유대인은 맹활약해왔다. 닉슨과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직을 맡았던 헨리 키신저와 CIA국장에 이어 국방장관에 오른 제임스 쉴레징어도 유대인이다. 이스라엘의 경제적 성과는 눈부시다. 이슬람 국가들과의 전쟁 공포에 휩싸여 있고 세계 경제위기 가운데서도 최저의 실업률과 호황을 맞은 부동산 시장, 높은 R&D 투자비율 등은 화제다.

그러나 유대인의 역사는 방랑과 고난의 역사였다. 400여년 간의 이집트 종살이, 이집트에서 탈출해 광야에서 보낸 40여 년, 아시리아와 바빌론에게 나라를 빼앗겼던 포로 시대, 로마제국에 의해 세계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2,000여 년 등 핍박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 책은 유대인들의 고난의 역사를 성경에서부터 현대사회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보며 유대인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부의 역사'를 써왔는지 조망한다.

유대 민족은 아브라함이 가나안을 떠난 이후 4,000여년간 이어진 방랑의 역사 속에서 그들만의 신앙과 독특한 이상을 가지고 부의 역사를 써왔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의 저력은 어디에 있을까·저자는 네 요소로 압축했다. ▦신 이외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생각을 토대로 형성된 실무 중심의 소통형 사회 ▦부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유대교 경전 ▦배움과 교육을 중시해 창의성이 뛰어난 인재육성에 공을 들이는 문화 ▦공동체 간 강력한 유대감 등이다.



유대 민족의 저력은 전적으로 유대교에서 기인한다. 유대교의 특징은 계약의 종교며, 그들에게 계약은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당위다. 그들이 신과의 계약뿐 아니라 상업상의 계약도 중시하는 이유다. 또 유대교는 배움을 중시한다. 하느님의 섭리를 이해하려면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대교는 배움을 기도와 똑같은 신앙생활로 간주한다. 더 나아가 유대교는 율법을 통해 유대인을 모두 한 형제라고 가르친다. 율법은 유대인 간에 형재애로서 단합하고 협동할 것을 명령한다.

예를 들어 화폐의 역사를 보자. 새로운 종류의 화폐나 경제제도의 태동은 인류에게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세계사적으로 그런 불신을 잠재울 수 있는 민족이 바로 유대인이었다. 유대인들이 계약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다. 어음제도의 경우도 계약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야 생겨날 수 있던 제도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금융과 회계에 관한 새로운 창안과 진보된 방식이 늘 유대인에게서 나왔던 중요한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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