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무회전 프리킥을 보유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대표 골잡이 로빈 판페르시(네덜란드)도 169㎝의 '작은 초인' 앞에서는 빛이 바랜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26∙아르헨티나)는 동시대에는 더 이상 비교 대상이 없는 듯하다. '축구 황제' 펠레(73∙브라질)와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53∙아르헨티나)를 굳이 거론해야 하는 이유다.
메시가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단 한 명의 축구선수에게 주는 상을 4년 연속으로 탔다. 8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2년 시상식에서 메시는 FIFA-발롱도르를 수상했다. FIFA와 프랑스 축구잡지 프랑스풋볼은 각각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Ballon d'Or)라는 이름으로 최우수선수를 선정해오다 2010년부터는 FIFA-발롱도르로 통합해 한 명에게만 상을 주고 있다. 메시는 지난 2009년 FIFA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 동시 수상을 시작으로 최우수선수 4연패를 달성했다. 4연패는 사상 최초이며 네 차례 수상도 종전의 세 차례(호나우두, 지네딘 지단)를 넘어서는 사상 최다 기록이다.
지난 한 해 해트트릭(한 경기 세 골 이상) 9차례 등으로 69경기에서 역대 한 해 최다인 91골을 쓸어 담은 메시에게 FIFA-발롱도르 수상은 사실 떼놓은 당상이었다. 지난해 5월 끝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메시는 역대 최다 타이인 14골로 네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미디어가 참여한 투표에서 메시는 41.6%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였다. 호날두는 23.68%, 바르셀로나 동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는 10.91%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EPL 득점 1위 판페르시는 1.45%에 머물렀다.
메시는 그러나 브라질의 세 차례 월드컵 우승을 이끈 펠레, 아르헨티나를 1986멕시코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은 마라도나와 달리 아직 월드컵 우승이 없다. 메시는 "나는 여전히 꿈을 갖고 있다. 그것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세계 정상에 등극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메시를 펠레∙마라도나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압박수비가 자리를 잡은 현대 축구의 환경을 고려하면 메시가 낫다는 주장도 무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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