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문창극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유독 언론의 관심이 많았지, 원래 그전에는 이렇게 관심이 많지 않았습니다. 직전 인사청문회에 비해 언론의 관심이 덜한 지금이 정상입니다.(총리실 관계자)" 얼마 전 이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현 정부의 총리 후보자 관련 기사 수를 확인해봤다.
네이버에서 해당 후보자의 지명일부터 인사청문회 직전일 또는 사퇴 전날까지 기간을 설정하고 'OOO(성명) 총리 후보자'를 키워드로 입력해 관련 뉴스를 검색한 결과 그 말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음을 알게 됐다.
하루 평균 기사 수는 정홍원 전 총리의 경우 263개(2013년 2월8~19일), 이완구 전 총리는 433개(2015년 1월23일~2월9일)로 집계됐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퇴한 문창극 전 후보자는 가장 많은 969개(2014년 6월10~23일)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그 이전의 김용준 전 후보자는 436개(2013년 1월24~28일), 안대희 전 후보자는 429개(2014년 5월22~27일)로 정 전 총리를 넘어섰다.
언론의 주목도가 가장 떨어졌던 정 전 총리가 그나마 무난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사례로 꼽힌다. 이를 감안하면 황교안 총리 후보자와 총리실이 온갖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며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를 피하고 언론에 해명을 자제해온 것은 나름 합리적인 전략인 셈이다.
황 후보자의 경우는 지명일인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6일까지 하루 평균 기사 수가 354개다. 정 전 총리 다음으로 적은 수준이다. 이전 후보자들의 주요 낙마 사유였던 전관예우, 병역 관련 의혹 확산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전략과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메르스 사태'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불명예 퇴진한 이 전 총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사청문회 통과가 전부는 아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으로 상징됐던 총리의 위상은 현 정부 들어 후보자의 잦은 낙마와 결격 사유 등으로 실추된 상황이다. 황 후보자와 총리실이 공언해온 '청문회에서의 해명'이 빈말에 그친다면 황 후보자가 여당의 엄호 속에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더라도 결국 총리실은 새 희망 대신 국민들에게 새로운 근심거리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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