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4일 보도자료에서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 사고 조사를 위해 지난 11일 발족한 한미 합동실무단이 "가장 이른 시간 내에 주한미군 오산기지 현장을 방문해 미국 측 조사 결과를 포함해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 사고에 대해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합동실무단은 탄저균 샘플 취급 및 처리 절차 준수 여부, 탄저균 포자 잔류 여부, 탄저균 샘플 및 제독 폐기물 처리 방법·결과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오산기지 실험시설을 현장조사하기는 처음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중순 직접 이 실험시설을 방문해 둘러보고 주한미군 측의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 측이 탄저균 배달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탄저균 진상조사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 전 세계 7개국 86개 시설이 미국 유타주 더그웨이연구소로부터 저농도의 살아 있는 탄저균을 배달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산기지 이외 다른 주한미군 기지에도 과거 맹독성 세균이 반입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에 제한이 없다"고 답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일 것임을 시사했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제도정비를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생물학무기에 대비한 대응방안만큼은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한미 양국의 생물 방어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이날 '살아 있는 탄저균의 우연한 배달:검토위원회 보고서'라는 제목의 탄저균 배달 사고 진상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살아 있는 탄저균의 숫자가 적어 일반 대중에게는 위험을 노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프랭크 켄덜 미 국방부 조달·군수담당 차관은 보고서 공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 사고에 대해 "심각한 실수였다"며 "오산공군기지 연구실에만 실험용으로 보내졌으며 다른 곳에는 배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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