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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개국 참여 '지구 식량공급…' 주제로 진행
한국도 건강한 한식 내세워 미래 먹거리 소개
한국관 고추장·된장·소반·식기 등 판매 전시
레스토랑선 조화·치유·장수 테마 메뉴 선봬
6월 23일부터 일주일간 '한국의 날' 마련
음식체험서 문화공연·포럼까지 다양한 행사
최근 우리 사회에 먹거리가 화두다. 먹고살기 위해 먹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더 나아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는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음식은 이제 개인의 호불호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한 나라의 문화·생활양식의 핵심을 구성하기도 한다. 단순히 잘 먹고 잘 살자는 것만이 아니다.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모색할 수 있느냐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고 있는 '2015 밀라노 엑스포'가 바로 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즉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다. 한국도 미래 식문화 대안으로 '한식'을 주제로 한 국가관을 꾸려 참여하고 있다. 엑스포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40만명의 방문객들이 한국관을 찾았다. 한국관은 오는 23일 '한국의 날(한국주간)'을 계기로 본격적인 한국문화·한식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전 세계인의 음식을 만날 수 있고 미래의 식량문제 해결에도 힘을 보탤 수 있는 밀라노를 이번 주 찾아간다.
◇밀라노 엑스포 145개 국가 참여=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하철을 타고 북서쪽으로 가다가 로 피에라(Rho Fiera)역에 도착하면 거대한 행사장이 나온다. 바로 '2015 밀라노 엑스포'가 열리는 곳이다. 전체 면적은 110만㎡로 모두 30억유로(4조3,700억원)가 투자됐다고 한다. 서쪽 게이트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큰길을 따라 '건물(Pavilion)'들이 줄을 서 있다. 어디서 본듯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거리는 바로 고대로마시대의 도시 구조를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500m 정도 걷다 보면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바로 '한국 국가관(한국관)'이다. 생긴 것이 꼭 음식을 담는 그릇처럼 보인다. 김석철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대표가 설계한 한국관은 유기적인 곡선과 타원형의 형태가 돋보이는 백색의 건물이다. 음식을 담는 그릇 '달 항아리'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한국의 전통 도자 중 하나인 '달 항아리'는 젓갈이나 장을 담아두던 그릇으로 동그스름한 형태가 보름달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고대로마식 직선형인 이번 엑스포 행사장에서 곡선·타원형의 한국관 입면은 동서양 문화의 만남과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밀라노 엑스포는 지난 5월부터 10월31일까지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를 주제로 진행되며 모두 145개 국가가 참가했다. 이중 한국관은 부지면적 3,880㎡의 3층짜리로 크기는 독일·중국·스위스·일본에 이어 9번째다.
한국관의 주제는 '한식, 미래를 향한 제안:음식이 곧 생명이다(Hansik, Food For the Future:You are What You Eat)'로 건강하고 자연친화적인 한국의 식문화를 미래 먹거리 대안으로 소개하고 있다. 1층은 문화상품관·한식 레스토랑으로, 2층은 전시장, 3층은 사무실로 구성돼 있다.
한식 레스토랑은 건강한 한식을 조화(Harmony), 치유(Healing), 장수(Health)의 세 가지 주제, 6개의 테마 메뉴로 개발해 선보인다. 문화상품관은 한식과 함께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갤러리 형태다. 소반·식기·보자기 등 한식문화 소품을 비롯해 전통주, 고추장·된장 세트 등 한국 식품, 전통공예품, 한국문화 책자 등의 전시와 판매를 맡고 있다. 전시장은 현대인의 식문화, 균형 잡힌 식단으로서의 한식의 소개, 미래 음식으로서의 한식의 메시지 등으로 구성됐다.
◇23일부터 일주일은 '한국의 날'=엑스포 기간 동안 한식교류행사·국제포럼·공연 등 한국의 맛과 멋이 담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매월 한국관 레스토랑에서는 셰프, 문화계 인사 등을 초청해 '테마가 있는 한식 교류행사'를 열어 현지인들이 한식과 전통주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한국의 날(한국주간)'로 23일부터 일주일간이다. '**의 날'은 엑스포 기간 중 특정 국가를 집중 소개하는 날로 각 참가국은 서로 겹치지 않게 국가의 날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날'은 22일 오후8시 밀라노 평화의 문 광장에서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기념식, 한국영화제, 패션전시회, 한국-OECE 포럼(주제 '한국문화와 미식관광') 등 각종 행사가 진행된다.
행사를 주관한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및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식재단, KOTRA의 등의 기관이 참가하는 한국 농수산식품 박람회(korean Food Fair), 한국식품 앵커숍(Anchor shop), 유럽투자가 포럼 등이 잇따라 열린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의 날'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국내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하는데 행사 의의를 생각하면 다소 아쉽다.
어쨌든 한국은 일단은 성공이다. 엑스포 개장 이후 관람객들의 선호도를 바탕으로 엑스포 조직위원회의 공식 사이트인 '엑스포그램(Expogram)이 선정한 10가지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가운데 '한국관의 메시지(Words in Korea Pavilion)'가 선정됐다. 그 외에는 쌀 클러스터, 알지다의 아이스크림, 프랑스관, 이탈리아관의 거울방, 벨기에 맥주, 영국관 야경, 쿠웨이트관 등이 선정됐다.
5월1일 개관 이후 한 달간 한국관 관람객은 40만명으로 하루 평균 관람객은 1만2,915명이었다. 이는 당초 목표 1만870명을 넘어선 수치다. 정부가 목표한 관람객은 200만명으로 현 추세대로라면 엑스포 기간 6개월 동안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관·테마관·클러스터='2015 밀라노 엑스포' 행사장은 크게 3종류로 이뤄진다. 국가들이 참석하는 국가관과 주제별로 정리된 테마관, 그리고 식량별로 구분된 클러스터다.
국가관 가운데는 이탈리아관·일본관·중국관·프랑스관 등이 볼만하다. 주최국 이탈리아관은 면적 1만4,000㎡로 우선 크기에서 압도한다. 이탈리아 궁전을 콘셉트로 건물을 뒤덮은 흰색 구조물은 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물의 주제는 '이탈리아의 힘'이다. 이탈리아의 지식, 아름다움, 도전정신 등을 상징했다고 한다.
4,170㎡의 일본관은 '건강'과 '교육'에 목표를 뒀다. 쌀·채소·생선으로 구성된 일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과 은혜로운 자연, 식자재를 재배하고 채취한 인간의 노력에 감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4,590㎡의 중국관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보는 사상이 투영돼 있다. 전시관은 자연의 선물, 생명을 위한 식량, 기술과 미래로 구성된다. 프랑스관은 프랑스의 여느 도시에나 있는 시장에서 영감을 얻어 건축됐다고 한다. 주제는 지구 식량 생산에의 공헌, 새로운 식량 모델 개발, 자급자족 능력향상, 양과 질의 조화 등이다.
이와 함께 테마관은 '파빌리온 제로' '미래 식량 구역' '어린이 공원' 등으로 구성됐는데 특히 '파빌리온 제로'는 기아종식과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연대를 주제로 유엔이 설치한 전시관이다. 마지막으로 클러스터는 '쌀' '코코아' '커피' '섬, 바다 그리고 음식' 등 식량과 관계된 내용별로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엑스포에 대해 보다 상세한 사항은 밀라노 엑스포 홈페이지(www.expo2015.org)와 한국관 홈페이지(http://blog.naver.com/milanexpo 혹은 http://expo.visitkorea.or.kr)를 보면 된다.
,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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