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블랙프라이데이는 규모나 내용 면에서 사상 최대다. 2주의 행사기간에 대형마트와 백화점·편의점 등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하고 전통시장, 온라인 유통업체, 외식 프랜차이즈도 가세한다. 할인율은 무려 50~70%에 달한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파격적 수준이다. 어떻게든 국민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반짝 행사만으로 내수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최근의 내수침체는 단지 돈이 없어 생긴 게 아니다. 전월세 폭등에 따른 주거비 상승, 꺼지지 않는 사교육비, 노후불안 같은 사회경제적 요인과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부진 등 대외불안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순히 가격만 낮춘다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내수시장에 찾아온 호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정체상태에 있는 가계소득을 늘리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노사정 합의에 따른 노동개혁 입법화에 속도를 내 청년 취업의 기회를 늘리고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교육 개혁을 통해 사교육비를 줄이고 기업에만 집중되고 있는 소득을 가계로까지 확산시키는 방안을 내놓는 것도 내수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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