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에서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국민들의 위대한 희생 덕분에 아프간에서 벌이던 전투는 끝났다. 미 역사상 최장기 전쟁은 '책임 있는 결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안보지원군(ISAF)도 같은 날 아프간 수도 카불의 주둔지 부대에서 아프간 전쟁의 종료를 알리는 공식 행사를 개최했다. 존 캠벨 ISAF 사령관은 전쟁을 상징하던 ISAF기를 내리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안정화 임무를 의미하는 '확고한 지원(RS)'기를 새롭게 걸었다.
전쟁 종결을 선언함에 따라 나토군의 역할은 앞으로 아프간 군경의 훈련과 지원에 집중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14만명을 넘겨 정점을 찍었던 나토의 주둔군 규모도 내년에는 1만3,500명으로 줄어든다. 나토군을 주도하는 미군도 올해 말 병력을 1만800명으로 줄인 뒤 오는 2016년까지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프간 전쟁 종결은 2001년 '9·11테러' 직후인 10월7일 미군이 나토와 함께 아프간 주요 도시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지 13년 만이다. 전쟁기간에 미국은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2011년 5월 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미군 사망자만도 2,200여명에 달하고 전쟁비용 또한 1조달러(약 1,102조원)를 쏟아붓는 등 만만치 않은 희생을 치렀다.
한편 공화당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아프간이 다시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 차기 상원 군사위원장으로 유력한 존 메케인 의원은 아프간 방문 전날인 24일 폭스뉴스에 "우리가 이라크에서 지켜보는 것과 똑같은 장면을 아프간에서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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