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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회담 제의후 더 끈끈해진 한미공조

박 대통령 오바마와 통화 북핵관련 폭넓은 의견교환<br>류길재 통일 "북미대화 가능성 거의 없다" 평가절하<br>내달 ARF 한미중 외교장관 회동 성사 여부 주목

북한이 미국에 직접 대화를 제의하며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들고 나온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이에 대응해 미국ㆍ중국 등 주변국과의 유대를 강화해가고 있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중국 외교부 인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고립탈피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한반도 주변상황을 논의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오전11시부터 20분간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청취한 뒤 북한 문제와 관련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때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이 동북아 지역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의지를 강조했다”며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위해 중국 측도 적극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통화는 주요8개국(G8) 회의차 북아일랜드로 이동하던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걸어온 것으로 한미관계가 어느 때보다 돈독해졌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대북정책을 주관하는 통일부도 북한이 최근 보여준 전략적 움직임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평가절하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미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평소) 한미 간에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양국이 우리나라를 배제하고 별도 대화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점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로 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서는 이를 수정 제의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다음달 2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ARF) 이후 한층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아세안 회의 기간에 주요국과 소규모 다자회의를 다양하게 개최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무엇보다 한미중 3자의 회동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회동이 ARF에서 성사된다면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상황 전반이 주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지난 16일 윤 장관과 만나 "중국은 대 한반도 정책의 요소 중 비핵화를 가장 우선시한다"면서 "중국은 한미중 대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북한은 북측의 핵 협상을 총괄하는 김 제1부상을 중국에 파견하며 탈출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제1부상은 베이징에서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전략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북한은 최근 원칙에 기반을 둔 대북정책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 정부와 북측의 대화 제의에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미국 사이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중국에 재차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핵 보유가 주변 강대국들과의 협상 진전에 걸림돌이 돼온 만큼 핵과 관련한 북한의 전향적 입장표명도 조심스레 예상된다.

다만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북한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적으로 반도의 비핵화, 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련문제 해결의 원칙을 견지한다"며 "유관 당사국이 대화를 재개하고 하루빨리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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