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롯데제과∙이랜드 등 7개 기업이 서울 마곡일반산업단지 내 용지 매입을 신청했다. 하지만 업체들의 신청 물량은 공급 용지의 40%에 불과해 LG 등 대기업 배정 면적을 줄이면서까지 중소기업을 유치하겠다던 서울시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서울시는 마곡산업단지 1차 분양에서 대우조선해양∙롯데제과∙이랜드월드∙웹케시 등 대기업 4개사와 에어비타∙엔터기술∙제닉 등 중소기업 3개사 등 모두 7개사가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업체들이 신청한 7개 필지의 총 면적은 8만7,035㎡로 이는 당초 목표치인 39개 필지, 22만224㎡의 39.8%다. 전체 산업용지(72만8,402㎡) 기준으로는 12% 수준이다.
서울시 마곡사업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마곡지구 연도별 분양 목표량은 전체 면적의 10% 정도"라며 "1차 분양 물량이 22만224㎡이었던 것은 한 필지에 2개 이상의 업체가 분양을 신청할 경우 2순위자에게 대체 용지를 제공하기 위해 당초 목표 물량보다 많은 양을 분양 공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일반산업단지는 지난해 LG그룹이 첨단연구개발(R&D)단지 조성을 위해 전체 면적의 30%(23만192㎡) 정도의 토지를 사겠다는 요청해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인 지난 4월 서울시가 더 많은 기업에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LG그룹에 신청 용지의 절반이 조금 넘는 13만3,589㎡의 토지만 배정했고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나머지 필지를 잘게 쪼개 분양에 나섰다.
결국 서울시는 분양이 확실한 선도기업 분양을 줄이고 무리한 사업 변경으로 미분양을 자초한데다 사업비를 회수해야 하는 SH공사의 부채를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물량을 줄이면서 2,917억원의 분양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연 이율 3.34~5.76%로 SH공사가 발행한 토지보상채권의 이자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H공사에서 현재까지 집행한 마곡산단을 포함한 마곡지구(366만5,000㎡) 토지보상금액은 3조5,700억원으로 평균 4.5%의 이율로 계산하면 SH공사는 하루 4억원 정도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11월 초 시작돼 오는 12월 말까지 진행되는 2차 토지분양 입주의향 조사에도 현재까지 6개 기업만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 향후 분양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기반시설 완공연도가 2014년이고 현재 29%인 기반시설 공정률이 내년 말 기준으로 8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말께는 분양 신청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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