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영화제작가협회에 따르면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와 리틀빅픽쳐스, 인벤트디 등 3개 배급사는 최근 제작자, 프로듀서, 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130여 명의 영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획부터 제작·배급까지 창작자를 존중하는 투자시스템 설명회’에서 제작사 지분 40% 보장, 개봉 5년 후 제작사에 판권 귀속, 영화 상영 종료 후 60일 내 정산을 골자로 한 배급 개선안을 발표했다.
국내 영화 시장에서 배급사와 제작사는 통상 6대 4의 비율로 수익을 나누지만, 최근 10년간 대기업들의 장악력이 확대되면서 제작사의 지분은 크게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기업 계열의 배급사들이 겉으론 배급 6, 제작 4의 수익을 보장하면서도 다른 쪽으론 공동제작 방식으로 제작에도 손을 뻗쳐 제작사들이 가져가는 수익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선안을 발표한 3개 배급사는 “제작사의 수익을 40% 보장해 공동제작 등의 명목으로 제작사 몫의 수익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판권 역시 배급사들이 가져가는 게 관행처럼 굳어져 제작사 입장에선 리메이크 등에 있어 영업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정산도 영화 상영 종료 후 90일 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이은 회장은 “제작사에 있어 저작권은 소중한 자산인데 최근 획일화된 시장상황에 의해 제작사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졌다”며 “6대 4의 지분을 보장하고 저작권을 돌려주는 배급사가 나섰다는 것은 제작사로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개 배급사의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대기업 입장에서도 현재의 불합리한 관행을 되돌아보고 개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개선안 발표가 한국 영화 제작·배급에 있어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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