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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문재인호의 경제정당론] <하> 서민·노동자 정당 고정관념을 깨라

'미래 먹거리' 산업정책 고민하고 대안 내놓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기업 외면한 일방통행 정책 안돼

저성장·고령화 구체적 해법 찾고

전문가 영입해 당 체질변화 필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4일 서울 성북구 길음8단지 내 생활지원센터 어르신 공동작업장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우리나라 산업정책이나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빠져 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유능한 경제정당론'을 놓고 한쪽으로 치우진 경제정책을 펴는 것 아닌지 불안한 눈길을 보내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이 경제에 유능한 정당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정책·대기업정책 등 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비로소 균형 잡힌 경제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 보다 치열한 고민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당내 지적도 만만찮다. 전문가들은 특히 외부 경제전문가 영입을 통해 당 내부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정책 제시하는 야당 모습 기대=경제전문가들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새정치연합이 제시하는 정책에 산업정책과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정책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재선 의원은 "야당에서 산업정책을 제시한다는 것이 지금까지는 생소했지만 진정한 경제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벽도 넘어야 한다"며 "저성장·고령화 등이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현실에서 앞으로 기업정책을 어떻게 끌고 나아가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이 주최한 경제 관련 토론회에서 한국의 시스템통합(SI) 업계와 호텔산업을 지목하면서 모기업에 의존하는 영업 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호텔이 22개에 달하지만 '웨스틴' '하얏트'와 같은 글로벌한 호텔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모기업에 의존한 영업 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문 대표에게서는 이 같은 대기업정책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조종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등 일방적인 기업 압박정책은 성공하기 힘들다"며 "임금 인상도 기업의 현실이 고려돼야 하는 문제이고 기업의 협력이 필수적 요소"라고 주장했다.



◇고령화·저성장·저출산에 대한 대안 제시해야=경제전문가들은 아울러 한국 경제의 최대 현안인 양극화와 고령화·저성장·저출산 등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양극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나머지 현안에서는 대안 제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진표 국정자문회의 의장도 지난달 열린 첫 회의에서 "우리 당이 취한 정책이 진정 국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이었는지, 옳은 정책인지, 과연 실현 가능한지, 지속 가능한 정책대안인가 하는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선 의원도 "서민과 노동자의 정당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정치적 영토 확장에 성공하려면 저성장과 고령화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서 경제전문가 영입부터=정치권 안팎에서는 당내 체질 변화를 위해 외부의 경제전문가 영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능한 경제정당론이 이론적 뒷받침을 통해 입법으로 이어져야 하는 만큼 당내의 경제인력 풀 조성에 힘써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과거 민주당 시절부터 비례대표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을 보면 '민주화 세력'에 대한 활발한 영입 이후 '시민단체 세력'을 영입하는 큰 흐름을 보여왔다"며 "하지만 유권자가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법에 갈증을 느끼고 있어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 영입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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