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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9월 6일]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표방하고 있는 공정한 사회 만들기가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공정한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각자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우리 사회의 통합을 이루겠다는 좋은 취지와는 반대로 사회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쉬운 이야기부터 해보자.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은 국민 모두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폐해부터 시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역과 학벌을 좇아 끼리끼리 모이는 관행이 있다. 우리는 누구나 직장과 생업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지연과 학연에서 비롯된 불공정을 겪고 보고 듣는다. 사실이 아니라고 우겨도 국민 대다수가 그렇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를 시정하는 손쉬운 방법은 국가와 민간의 모든 기록에서 본적과 학교기록을 말살하는 것이다. 태어나지도, 자라지도 않은 본적이 평생을 따라 다니면서 호남ㆍ영남으로 갈라놓고 능력과의 상관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출신학교에 대한 편견 때문에 승진에서 누락되는 일이 반복되는 한 국민들의 공정체감지수는 올라갈 수 없다. 또 다른 예는 법과 의무 앞에서 모두가 평등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같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사소한(?) 법 위반이 중대한 결격사유가 된 것은 진일보한 것이다. 그런데 천안함 침몰 이후 불거져 나왔던 지도층 인사들의 병역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돈과 배경을 갖춘 많은 젊은이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는 일이 근절되지 않는 한 그 어떠한 구호도 한낱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정사회의 구축이 어려운 것은 이러한 도식적인 해법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공정한 사회는 공정한 경기규칙에 따라 경기가 펼쳐지는 사회인데 어떠한 경기규칙이 공정한가 하는 잣대가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 우리는 공정사회의 기본조건이 기회균등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의미를 파고들면 간단하지가 않다. 대한민국은 국민 누구에게나 대학입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므로 공정하며 좋은 대학에 가는 학생은 머리가 좋거나 열심히 노력한 대가이기 때문에 결과의 불평등은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에 부유한 부모를 둔 학생과 극빈가정의 학생은 이미 균등하지 않은 출발선상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결과도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전자를 형식적 기회균등론이라 하고 후자를 실질적 기회균등론이라 한다면 해답은 중간 어디엔가에 있을 것이다. 어려운 가정의 똑똑한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을 넓혀 주고 설령 좋은 대학을 못 가더라도 열심히 대학생활을 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 갈 수 있는 길이 닦여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을 못 가더라도 취업하고 계속해서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야만 그 사회는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인 기회균등이 보장돼야 한다. 실질적인 기회균등이 보장되는 사회는 결과의 불평등에 대한 불평과 저항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기의 처짐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건전한 사회기풍이 조성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일본식민지 통치와 6ㆍ25전쟁을 치르면서 과거의 기득권계층이 몰락하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사회적 상향이동을 했으나 최근 들어 사회계층의 고착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막힘을 뚫어주는 것이 공정한 사회로 가는 올바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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