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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배준호씨에 15년 노동교화형

북, 미국에 대화 재개 압박하나<br>카터 방북 의사 밝혀 관심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배준호(미국명 케네스 배)씨에게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북한이 배씨 문제를 지렛대로 미국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미 카터(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방북 의사를 밝혀 한반도 긴장 국면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해 11월3일 나선시에 관광 명목으로 입국했다 체포된 미국 공민 배준호에 대한 재판이 4월3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재판소에서 진행됐다"며 "최고재판소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감행한 배준호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교화형은 탄광 등의 주변에 설치된 노동교화소에 수감돼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신체형이다. 배씨는 지난해 11월 외국 여행객을 인솔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배씨가 중국에서 북한의 꽃제비를 돕는 사역을 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2009년 억류된 여기자 2명과 2010년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론 곰즈 씨의 경우 각각 노동교화형 12년과 8년을 선고 받았던 데 비해 배씨의 형량은 상대적으로 무겁다.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화 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추진과 배씨 석방 문제의 관련성 여부가 주목된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1일(현지시간) "카터 전 대통령이 최근 케리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며 "케리 장관의 반응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서한에서 한반도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대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반도에 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994년 방북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면서 그해 가을 제네바 합의가 도출되는 등 위기 해소에 공헌했다. 또한 2010년에도 방북해 불법 입국죄로 북한에 수감돼 있던 곰즈 씨를 데리고 귀국했다. 이런 점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을 추진하는 것이 배씨의 석방 문제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간다면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차원이며 형식적으로 미국 정부와 무관한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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