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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맛 중독된 한국인들 "싱겁게 살자"

식약청, 직장인 978명 조사<br>10명 중 3명 짜게 먹어<br>패스트푸드·국물 삼가고<br>의도적으로 싱겁게 먹어야


최근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돼 섭취를 줄여야 하는 성분으로 '나트륨'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몸 안의 수분량을 조절하고 근육의 자극과 신경의 흥분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단 적당량이 있을 때 얘기다. 나트륨이 너무 많아지게 되면 혈압이 올라가고 조직의 단백질이 파괴되며 위산 분비에 이상이 생기게 되는 등 각종 부작용들이 일어나게 된다. 유난히 짜게 먹는 한국인들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2,000㎎)의 2배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에서도 한국인 10명 중 3명가량이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직장인 978명을 대상으로 짠맛 미각검사를 실시한 결과 짜게 먹거나(70명), 약간 짜게 먹는(245명) 사람이 전체의 32%를 차지했다고 20일 밝혔다. 반면 싱겁게 먹거나(78명), 약간 싱겁게 먹는(137명)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미각검사는 나트륨 농도를 5단계로 나눈 콩나물국을 종이컵에 따라 맛보며 짠맛 강도와 선호도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저나트륨 급식주간 행사기간(3월21일~5월27일)에 3차례로 나눠 실시됐다. 이와 관련해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자신은 평소 짜게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각테스트를 받고 짜게 먹는 편이라는 결과가 나와 적잖이 당황한다"며 "그만큼 자신도 모르게 짜게 먹는 식습관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짠맛에 익숙해져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염분이 많은 된장∙고추장∙김치 등의 음식 섭취가 많고 소금으로 간을 해야 하는 국물 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나트륨 과다섭취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또한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외식횟수가 늘고 라면∙햄버거 등의 인스턴트 섭취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따라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싱겁게 먹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송홍지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뇌졸중∙위암∙골다공증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며 "평소 패스트푸드와 국물 섭취를 줄이고 조리과정에서 소금 사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파∙마늘∙생강 등 향이 있는 채소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외식할 때는 '짜지 않게' 조리해달라고 요청을 하고 가정 내에서 조리할 때는 양념은 적게 넣고 마지막에 간을 하는 등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식생활 습관을 갖춰야 한다고 송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식약청은 나트륨 함량을 10% 이상 줄인 식단을 제공하는 제4차 '저나트륨 급식주간 행사'를 오는 24일까지 실시한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그린푸드∙신세계푸드∙CJ프레시웨이 등 국내 대형 급식업체 8개 중 7개 업체가 참가하며 총 509개 급식업소에서 약 25만명의 급식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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