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檢에 劍겨누다

'박연차 돈 1만弗 받은 혐의' 현직 검사장 첫 소환조사

천신일 아들·딸 조사… 정치인등 소환 잇따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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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檢에 劍겨누다

'박연차 돈 1만弗 받은 혐의' 현직 검사장 첫 소환조사천신일 아들·딸 조사… 정치인등 소환 잇따를듯

김능현 기자 [e-mail]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5일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민유태 전주지검장과 대검 최모 과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 현직 검사장이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민 지검장을 전격 소환 조사함에 따라 검찰의 칼이 제식구들까지 겨누는 모양새가 됐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정치권 인사와 지방자치단체장, 경찰·국정원 등의 고위 공무원 소환을 앞두고 엄정한 수사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돈 안받았다" 혐의 부인= 민 지검장은 지난해 6월 대검의 최 과장과 '마약퇴치 국제협력연락사무소' 개소식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로 출장을 갔을 때,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태광실업 자회사 태광비나의 김모 전무로부터 1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 검사장은 지난해 대검 마약조직범죄 부장과 형사부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김 전무는 당시 민 검사장 및 최 과장과 함께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신뒤, 두 사람이 묵던 호텔방에서 각각 1만달러와 5,000달러를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민 검사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1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최 과장은 "5,000달러가 담긴 봉투를 받았으나, 다음날 귀국길에 공항에서 민 검사장에게 봉투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민 검사장은 "최 과장으로부터 봉투를 받았지만, 얼마 후 박 전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돼 돌려줄 기회가 없어 보관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자, 검찰은 이날 민 검사장과 김 전무간 대질심문을 벌이려 했으나, 민 검사장이 거부해 성사되지는 못했다.

검찰은 민 검사장에 대해 뇌물죄 적용 여부를 검토한 뒤 조만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설사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사법처리되지는 않더라도,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징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신일 아들ㆍ딸 조사= 검찰은 이날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장녀 미전씨와 아들 세전씨를 지난 14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천 회장 소환이 내주로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분석된다. 검찰은 천 회장이 2003년 세중나모인터랙티브를 합병하면서 박 전 회장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차명보유하고, 이후 딸ㆍ아들에게 주식을 넘기는 수법으로 증여세를 포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다음 중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몸통'으로 지목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천신일 회장을 차례로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주말께 권양숙 여사를 재소환한뒤, 다음주 중으로 노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 수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판ㆍ검사,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 언론인들도 다음주 중 대거 검찰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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